전세계 태권도의 본부 도장인 국기원의 수장이 오늘자로 바뀌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 2025년 10월 13일(월) 오늘, 이동섭 원장이 퇴임하고, 윤웅석 원장이 새로 취임하였다.
태권도 관계자들과의 취임 기념 오전 상견례 자리에서, 윤웅석 신임 국기원장은 취임 첫날 의욕적으로 사자후를 토해냈다.
9월 19일에 당선되었던 윤웅석 원장은 지난 9월 23일, 당선 소감을 통해 “공적 개발원조(ODA)에 태권도를 접목해 미개발 개발 도상국에서의 태권도 현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K-태권도의 외연을 확장해 세계 속의 K-문화 전도사 역할을 하겠다”라며 “태권인 모두가 ‘원팀’이라는 자세로 태권 종주국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웅석 원장이 오늘 밝힌 자신의 정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임기내 업적에 연연하지 않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태권도 연구를 추진하겠다. 특정 연구가 나의 임기 이후까지 8년, 10년이 걸려도 좋다.
2) 태권도 국기원이 보유한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풀가동 하겠다.
3) 국기원의 태권도 이론교수와 사범들을 해외에 적극 파견하고 지도하는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
4) 해외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
5) 임기내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은 결코 하지 않겠다.
6) 태권도 수련과 연구에 매진하는 국기원 풍토를 만들겠다.
이전 원장들 중에서는 무도 태권도 본연의 본질은 망각하고 자신의 업적과 전시행정에 몰입했던 사람도 있었고, MB정부의 정치권 낙하산으로 들어와서 갖은 욕만 먹었던 원장도 있었다.
한국의 태권도장은 무려 1만2천개라고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골병이 든 지 오래다. 관원이 100명이던 태권도장이 30명 이하로 줄어든 곳도 많고, 도장 월세라도 내기 위해서 어떤 관장은 야간에 대리운전과 쿠팡 상하차를 한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관장님이 야간에 쿠팡 상하차와 음식배달업을 해서 도장의 생명이 유지되는 곳은 그나마 다행이다. 관원들이 아예 오지 않으면 지도자는 의욕이 상실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도장이 불황 인 이유는 유소년의 급격한 감소가 주 원인이라고 하지만, 그 밖에도 악재가 된 요인들은 너무나 다양하고 많다. 10대, 20대는 무술도장에 오지 않는다.
그나마 잘 된다고 소문이 났던 요가원과 필라테스, 주짓수 도장들도 찬바람이 불어 휘청이기 시작한지 오래되었다. 한때 반짝했던 크로스핏도 점차 사라져 가는 추세다.
중국에 무려 13만개나 성업하고 있던 태권도장은 코로나19의 터널을 거치면서, 절반 이상 사라져 버렸다. 상하이와 베이징 같은 곳도 10개중에 7개는 폐업했다고 하며, 호남성의 경우는 70%이상 문을 닫았다고도 한다.
더구나 중국태권도협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기원단증을 거절하고, 중국협회의 자체단증 발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머지않아 중국태권도협회는 국기원을 걷어차고, WT(세계태권도연맹)와의 관계만 유지하려 할 것이다.
최근의 중국은 중국 자체단증을 보유한 사람에게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기도 한다. 국기원 단증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거절하고 있는 것이다.
대내외적으로 태권도계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한국에서 가장 큰 무술단체인 태권도가 이 정도이니, 다른 무술들의 상황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정상적으로 적자 없이 운영되는 무술도장은 이미 한국에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상황이 불안정하고 전망이 어두운 현실에서, 신임 국기원장의 의지와 추진력이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