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카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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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카타날
그전에는 좋은 칼이 아니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학생때, 술 사마실 돈이 없고, 밥 사먹을 돈이 없어도 칼은 좋은걸 썼다.
어쩌다가 칼날의 품질이 좀 떨어지는 단검이나 검이 생기면그냥 다른사람들에게 주어버리면서 인심 쓰곤 했다.
요새는 그냥 잡히는대로 쓴다.그게 못생긴 나무막대기면 어떻고, 철판 잘라 만든것이면 어떠랴.그것이 무거우면 어떻고, 짧은들 어떠랴.그냥 길쭉하면 검이고, 날 세우면 칼이다.돈이 많거나, 혹은 명검과 인연이 닿아서 좋은 검을 쓰는 사람들은 자기 복이다.
하지만 일부러 노력해서 좋은 검을 만나고 싶은 생각은 이제 없어졌다.예전에는 단검을 써도 버크, 콜드스틸, 유나이티드 커터리, 스파이데코, 저버, 뭐 이런거 아니면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것도 싫어했다.
한마디로…. 나름대로의 품위유지였던거였다.
요새는 문방구에서 파는 500원짜리 카타날 쓴다.산은 그냥 산 인거고, 물은 그냥 물 인거다.칼은 그냥 칼이지, 그게 다른 것이 될 수 없다.이걸 깨닫는데에 30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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