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중국 하북성 진황도 산해관에 갔을때, 현지에 전시된 조선칼을 보았다.
이름은 고려도(高麗刀)이지만, 조선시대 칼 이다.
당시 중국에서 우리를 고려라고도 많이 불렀으니까.
팻말에도 ‘조선도’라고 써져 있다.
이 칼에는 조선도라고 분명히 적혀 있고, 청나라때 청의 궁정에서 수집되어 소장되었던 것 같다.
조선의 칼이 일본도보다 좋았었는데, 그 훌륭하신 도검장인이 다 죽어서
지금은 좋은칼을 못 만든다는 전설을 믿고 계시는 분 들에게는 참 미안한 소리지만,
이 정도의 조선검이라면, 상당히 좋은 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육군사관학교 박물관 수장고에 들어있는 수십자루의 조선도, 국박이나 고려대에 있는 것 역시 이것보다 나을게 없다.
조선이 칼을 제대로 만들었던 적이 없었다.
이 칼의 제식은 분명히 일본도다.
이 칼은 아마 임진왜란 이후에 제작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일본도 특유의 형태가 잘 보여지고 있다.
손잡이에는 어피에 끈을 묶었고, 쯔바에 뚫린 코가이 구멍도 보인다.
코가이 구멍은 작은 쇠 핀을 끼워서 칼을 잠그는 장치인데,
조선에서 칼을 만들면서, 일본도를 기계적으로 카피 한 것으로 생각된다.
뭔지도 모르고 그냥 뚫은 것 일거라는…
아래의 칼은 위의 칼 보다 조금 더 고급이다.
고급이라고 해 봐야 오십보 백보지만….
이 칼은 쯔바의 코즈카, 코가이 구멍과 하바키가 명확하게 장치되어 있다.
위의 칼 보다 세공솜씨도 조금 더 좋다.
물론 전형적인 코가이 구멍과는 다른데, 원래 용도와 달리 그냥 폼으로 뚫은것 같아 보인다.
아래는 청나라때 썼던 칼 들이다.
양날검은 의장용이나 호신용이어서 짧은게 특징이다.
좌측에서 두번째 칼이 청나라가 전쟁에서 썼던 전형적인 형태의 칼 이며,
세번째는 의화단이 썼던 刀라고 한다.
전투에서는 역시 刀가 최고다.
劍 들고 전쟁 나가겠다는 사람도 가끔 있나보던데, 말릴 생각은 없다.
뭐… 죽어봐야 정신 차리는게다.
진황도에 있는 산해관.
여기서 만리장성이 시작된다고 해서, 천하제일관 이라 명명되었다.
산해관 밖은 ‘관외’라고 하며, 산해관 바깥 지역을 ‘관동(關東)’이라고 불렀다.
일본의 만주 관동군의 명칭도 여기서 유래한다.
관동 지역의 군대니까 ‘관동군’이다.
명나라 장수 오삼계가 여기서 성문을 활짝 열고 청나라에 투항하여
명이 망하고 청의 시대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