某님으로부터 아직 출판안된 원고를 받아 읽어보다가 잠시 다마스커스劍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 생겼다.某님이 누구신가를 밝히면 부러워서 미쳐 죽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것 같아, 염장 안지르려고 실명은 안 밝히겠다.
아직 출간을 기다리는 미출간 원고를 미리 읽는다는 것은, 팬의 입장에서는 무지 무지 즐거운 경험임에 틀림없다.다마스커스劍은 거의 전설이 되어버린 검 으로써,칼 좀 만져봤다는 사람이나 수집가라면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다.인터넷 뒤져봐도 자료도 많고, 나보다 백만배 더 잘 아시는 분들도 허다하다.
요새 다마스커스劍이 생산되기는 하는데, 사실 짝퉁에 가까운 것이어서천년전 시리아 다마스커스의 명성을 표현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나이프 도검 관련 사이트만 뒤져봐도 다마스커스 강재를 불과 20-30달러에 팔고 있기도 하니,이걸 사다가 그라인더로 갈아서 날 세우고 칼날 부분열처리 해서 단검을 만드는 사람들도 많다.한마디로 요새는 전설스럽지 않으며, 별로 신기하지도 않다는 거다.
더구나 중국에서 저가의 다마스커스검이 나오는데, 이건 오리지널과 비교하면 품질이 좀 많이 떨어진다.가장 쉽게 다마스커스 강재를 만드는 방법은, 대형 선박의 강철 와이어를원하는 길이만큼 잘라서 불에 달구어 전동 프레스 해머로 때려서 납작하게 만드는 것이다.
선박의 닻줄 와이어는 가느다란 강철선을 엮어 만들었기 때문에, 이렇게 프레스로 눌러버리면가느다란 줄이 엮인 형태의 강재로 탄생하게 된다.프레스로 누르기전에 바이스로 양쪽을 물고 비틀어서 때리면, 비틀린 선형 형태의 다마스커스 강재가 나온다.비틀기도 하고, 절반으로 꺾기도 하고, 두세번 꽈배기처럼 꼬아서 눌러 때리기도 한다.어쨌거나 이렇게 만든 다마스커스 단검 강재는 인터넷 주문으로도 쉽게 구할 수 있다.위키피디아에 보면 다마스쿠스鋼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하게 나온다.
< 다마스쿠스鋼 >
누가 쓰셨는지는 몰라도, 여기 나온 내용이 대부분 맞다.인도의 우츠강鋼(wootz steel)이 소진돼서 이제는 진정한 다마스커스劍을 만들 수 없게 되었지만,인도, 이란, 시리아, 터키 지역의 박물관에서는 500년전에 만든 다마스커스劍을 볼 수 있다.
인도 박물관에서 소장한 다마스커스劍이 터키나 이란쪽보다 질적으로 훌륭하니,제대로 된 다마스커스劍을 보고 싶으신 분은 캘커타와 봄베이로 가 보시기 바란다.뉴델리 인도국립박물관에는 별로 볼 만한 것이 없다.특히 터키지역은 전쟁이 많았던 곳이어서 무기 소장한 수량은 많지만,고품질의 다마스커스검은 그리 볼 만한게 없었다.시리아나 이란도 마찬가지다.
아마 어쩌면… 정말 좋은 다마스커스검은 유럽이나 미국의 골동품 소장가들 손에 들어가 있는지도 모르겠다.난 터키부터 중동, 인도까지 박물관을 다 가보았는데,인도지역의 지방 박물관에서 오히려 좋은 검을 볼 수 있었다.
옛날에 칼 만드시는 정某선생님께서 어느날 나에게 다마스커스 강재를 하나 주셔서 여태 잘 갖고 있는데,이게 갈아낸다고 해서 다마스커스 문양이 살아나지 않는 것이었다.나중에 보니까, 산(酸)에 차별침식 시키는 기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위에 위키피디아 기사에도 이 얘기가 잠시 언급된다.연마와 산(酸)을 이용한 차별침식, 이게 다마스커스 검을 만드는 마무리 작업으로 가장 중요하다.정 선생님께 그 방법들을 배우긴 했는데, 그 후로 아직 제대로 제작해 보지는 않았다.정선생님 돌아가시기전에 모시고 한번 만들어 봐야 할텐데… 게으르다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