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단태봉을 가르쳐 주고 있다.어제로 단태봉 특강을 시작한지 2주가 되었다.사람들은 흑단으로 단태봉을 만들어,하나씩, 혹은 두개씩 장만해서 나름대로 꽤 흥미를 가지며 하고 있다.단태봉은 나무로 된 도끼를 연상하면 되는 무기인데,휴대용 비금속 무기중에서는 최강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는 사람은 약 십수명, 거의 20명정도 되는데,이 사람들중에서 과연 몇명이 이 무기를 실전에 써 먹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단지 좋은 무기술을 배웠다고 해서,그것을 써먹을 수 있다는것은 착각이다.
무술계의 금언에 따르면,10만번을 연습해야 겨우 몸에 기술이 배고,100만번의 단련이 있어야 그 기술을 써 먹을 수 있다고 했다.이 말은 과장이 아니다.검을 들고 하루에 3천번씩 기본기 연습을 했다고 가정했을때,10년을 해야 겨우 중상 정도의 경지에 다다른다고 생각한다.
10년이 대단할 것 같지만, 겨우 4단의 경지에 불과하다.매일 3천번씩 했을 경우,1년이면 1,095,000번이다.10년이면 1천만번이다…보통 대학검도부나 도장에서 하루에 3천번 정도는 단련을 하고,타격대를 치고, 호구를 쓰고 대련을 한다. 이게 보통 연습수준인거다.분명한것은 검을 들고 매일 3천번씩, 1년간 단련(1백만번 단련)한다고 해도,죽었다가 깨어나도 1년안에 고수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즉, 1백만번의 단련으로는 고수가 될리 만무하고,1천만번 정도 되어야 中上정도의 준치가 된다.단태봉을 배우는 사람들에게하루에 5백번씩, 100일간 전력으로 휘두르며 단련을 하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어제 확인해보니, 하루에 5백번을 해 본 사람이 두어사람밖에 되지 않았다.하루 5백번씩 100일간하면, 총계로 5만번인데,이것으로는 무기끝에 힘이 모이는 것을 처음 느끼고,더이상 어깨가 아프지 않고 연습을 할 수 있는 단계에 불과한데도…이게 기술습득을 위한 최소한의 연습량인데도….사람들은 연습을 하지 않는다.10만번 단련을 해도, 실전에서 상대를 때릴 수 없다고 말해주어도,사람들은 역시 연습을 하지 않는다…실전에서 치면 상대가 맞을거 같지?절대~! 안 맞는다.움직이는 생명체는 그렇게 쉽게 맞거나 당하지 않는다.중국무술은 매우 효과적이고 훌륭한 기법들로 된 무술시스템이다.
요새 이종격투기에서 유행하는 많은 무술들의 기술 역시, 중국무술안에는 다 포함되어 있다.러시안훅 이란게, 형의권이나 팔괘장에도 다 있고,각종 기법역시 그렇다.그런데 왜 중국무술은 동네북인가?왜 비실전적 무술로 인식되어 갖은 욕을 먹고 있는가?그것은 무술시스템의 문제도 아니고,기술이 허접해서도 아니다.중국무술을 하는 사람들은대부분 기술만 배울 뿐,단련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하루에 수천번씩 샌드백을 치고,마키와라를 때리는 극진공수도가 강한 이유는 딱 한가지다.
극진공수도의 기술은 사실 고급기술이라고는 볼 수 없다.그러나 극진공수만큼 강한 파괴력과 실전성을 가지는 무술이 과연 몇개나 되겠는가.그것은 단순한 동작의 반복훈련에 의해 功이 쌓이기 때문이다.중국무술이 동네북이 된 이유 역시 간단하다.기술만 배웠을 뿐, 단련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과거 전쟁을 많이 하던 시절, 흉흉하던 시절에는 개인 단련을 많이 했었지만,무술이 전쟁에서 쓸모없어진 지금, 중국무술은 단련을 중시하지 않는다.60억분의 1 이라는 효도르가 강한 이유도 한가지밖에 없다.
하루에 열시간이상 단련을 하기 때문이다.효도르의 기술이란게 뭐 대단한게 있던가 말이다.원래 많은 기술을 아는 놈 치고, 싸움 잘하는 놈은 없게 마련이다.단언하건대, 중국무술을 동네북처럼 우습게 생각하는 인터넷의 많은 찌질이들치고 고수는 없다.그들 역시 말로만 떠들 뿐이다.내가 알기로 그들 중에서 깊은 단련을 한 사람은 없는걸로 이해하고 있다.
오래전 1954년에 마카오에서 벌어진 두 무술가의 대결,오공의와 진극부의 대결은 실망 그 자체였었다.황비홍처럼 날고 뛰는 모습을 상상했던 사람들에게그 장면은 억장이 무너지는 참담함 이었을 것이다.그러면 그 두 사람의 싸움을 조금 다르게 만들어 보자.체격작고 비쩍마른 오공의와 진극부를,키 190cm, 체중 120kg으로 뻥튀기 해서,다시 그림을 그려보자.그러면 요새 유행하는 K-1의 대결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다.역시 K-1의 격투가들의 모습을체중 60킬로 이하의 경량급의 경기로 바꿔놓아 보자.
오공의, 진극부의 대결과 뭐 특별히 달라질 것 같은가?내 생각에는 별 차이 없이 비슷할 것이다.원래 싸움이란게 다 그런거다.영화처럼 싸우는 사람은 세상에 한명도 없으며,만화와 영화가 사람들에게 무의미하고 잘못된 상상력만 심어준 셈이다.그러나 오공의와 진극부는 고수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장문인이라고 해서 고수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오공의와 진극부가 황당한 실력을 보여주었다고 해서,동양무술 전체를 매도하는 愚는 범하지 않는것이 현명하다.적어도 산타를 하는 이십대의 무술선수수준만 되어도,오공의나 진극부처럼 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으니 말이다.어쨌거나,사람들에게 최소한 100만번의 단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나는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무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께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에서 방영한 동양의무예-아르니스에서 보았던 아르니스 매스터의 말은 기억에 남는다.스승이 매일 왼손 1만번, 오른손1만번을 연습하라고 해서,십년간 그렇게 했더니, 세계챔피언이 되더군요… 라는 말 말이다.요새 ‘인생, 뭐 있어?’라는 말이 많이 유행한다.무술도 마찬가지지…원래 무술비급의 맨 마지막 귀절은 어느유파나 다 똑같은거다.
‘무술, 뭐 있어?’ ‘X 빠지게 연습하라.’
‘무술, 뭐 있어?’ ‘X 빠지게 연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