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게시판에 흔히 나오는 말…’기술만 배우려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그 정신을 배워야 한다…etc….’나는 배움이 모자란탓에 이 말이 무슨말인지 아직도 잘 모른다.
무술 배우러 갈 때는, 기술을 배우러 간 것이 아닌가?그러면 무술스승에게서 뭘 배워야 하는것일까?정신을 배우려면 종교나 철학을 해야 하는것 아닐까?
지구상에 정신과 철학이 있는 무술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나는 애석하게도 단 하나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무술판에 와서 철학과 정신을 찾는 사람들은무술을 배우고자 함이 아니라, 정신수도를 생각하는 것 같은데…그러면 불교 사찰이나 요가나 힌두교, 혹은 단학수련 단체로 가는것이 좋지 않을까.
나는 지구상의 그 어떠한 무술에서도철학을 본 적이 없고, 정신수련을 본 적이 없다.소림사가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은 불교수행과 무술을 혼동하는 것이다.
일본 아이키도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우에시바의 개인종교였던 신도(神道)와 무술을 혼동하는거다.하나의 동작을 오래 되풀이 할때 생겨나는 내면의 고요함,그런 내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내 자아,상행삼매에 든 내 몸과 마음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난 알지 못한다.
태권도에 철학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검도에 철학과 정신이 뭔지 아직도 전혀 모르겠으며,합기도와 중국무술도 마찬가지다.그래서 시중에 나온 태권도철학을 운운한 책들은 전부 쓰레기에 불과하다.학문은 이론(Theory)이 있어야 성립한다.무술판에 철학과 정신이라는 단어가 너무 남발되는게 아닌가 싶어 때론 황당하다.
무술계의 원로들 혹은 고수라는 사람들 중에서,서양철학사 개론을 첨부터 끝까지 공부해 본 사람이 몇이나 있겠으며,노자나 공자, 혹은 불교사상사를 주욱 통시적으로 읽어본 사람이 몇이나 있겠냐.요새껄로 얘기하자면, 우리시절에 읽던 강좌철학이나 정치경제학, 자본론을 읽어 본 사람이 과연 있겠느냐고…
내가 무술계 인사들 만나본 바로는, 철학은 커녕 신문 사설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도 몇명 되지 않았었다.당신들 자신들도 잘 모를, 혹은 평생 단 한번도 공부해 본 적도 없을,철학과 학문이라는 단어를 무술판에서 너무 남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술은 그저 쉼없는 단련과 흐트러짐 없는 몸과 마음을 유지하는 것,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혹시 나에게 무술 배우고 싶어서 오는 사람은나도 잘 모르는 철학과 정신은 빼고,그저 무술 그 자체가 배우고 싶으면 오시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