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手搏)을 무형문화재로 신청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자신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달라면서 서류를 접수시키는 무술인은 일년에 수십명에 이른다고 한다.
내가 문화재청 담당공무원에게 직접 들었던 얘기다.
수박(手搏)은 특정 무술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아니다.
손으로 때린다는 뜻을 갖고 있으며, 무술대련을 의미하는 일반명사다.
현대어로 번역하면 ‘대련’이 되겠다.
앞으로 수백년이 지나면, ‘겨루기’라는 무술이 고대에 있었다면서 무형문화재를 신청할 것인가?
옛날옛날에 ‘대련’이라는 무술이 있었다고 하면서 인간문화재 신청할건가?
결련택견협회에서는 택견경기로 택견배틀시합을 매년 하고 있는데,
수백년이 지나면 ‘배틀’이라는 전통무예가 있었는데, 자신이 계승자라면서 신청해도 되는것인가?
수박(手搏)은 결국 무술대련의 뜻 이외에는 없다.
예전에 ‘독행도’에서 이미 써 놨던 얘기다.
이번에 수박(手搏)을 무형문화재로 신청한 단체에서는,
자신들이 수련하는것이 수박(手搏)이라는 특정무술을 지칭하는것으로 오인한 것 같다.
이 사람들은 거짓말을 했다기보다는, 그저 잘 몰랐다는 문제가 있는 것이니까 너무 비난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친절하게 알려드렸으니, 이제부터는 몰랐다는것이 면죄부가 아니다.
무식도 때로는 죄가 될 수 있다.
어떤 중국무술인은 호학쌍형권을 메인권법으로 하면서,
자신은 무술을 6.25전쟁전에 남한에서 배웠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건 사실과 다르다.
인천에 계시는 화교무술인인 필서신 관장님 계통에서,
70년대에 대만에서 사람 청해다가 관장 단기연수 해서 퍼뜨린 권법이다.
6.25 이전에 한국에서 호학쌍형권을 정통루트로 전수받은 사람은 없다.
거짓말하고 혹세무민하려면 좀 앞뒤가 맞게 해 주면 좋겠다.
나는 거짓말하는 사람들과 상대 안하는걸 원칙으로 하고 있으니,
내가 대꾸 안한다고해서 긍정했다거나 혹은 할말이 없어서라고 생각치 말아주었으면 한다.
내가 허풍선이들을 키워줄 일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