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충북에 다녀왔습니다.대한태권도협회의 사범교육 때문이었습니다.한국의 태권도장은 현재 적게는 8천개에서, 최대 12,000개쯤 된다고들 합니다.정확한 숫자는 집계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협회 등록도장과 미등록도장이 있는 것 같고… 뭐 이런저런 복잡함이 있나봅니다.어쨌든 이렇게 많은 도장이 있고, 도장숫자보다 더 많은 태권도 사범들이 있는 한국에서,대한태권도협회(KTA)가 전국에서 50명을 선별해서 일년간이나 교육을 한다는 것은생각해보면 참 대단한 프로젝트임에 틀림없습니다.선발된 사범들을 한달에 한번씩, 한번에 1박2일로, 만 일년간 교육을 한다는 것이죠.올해 2012년이 1차 기수가 끝나고, 내년부터는 더 확장해ㅅ서 더 많은 인원을 재교육 하겠다는 KTA의 의지입니다.뭐 어쨌든 그 프로젝트에 한쪽발 낑기는 바람에매달 사범님들과 끙끙대며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고 있습니다.운동을 시켜보면, 젊은 사범보다는 연세가 드신 사범님들이 더 잘하신다는 겁니다.서른살 전후에 한참 힘을 쓸 나이의 사범보다는,50대의 사범님들이 훨씬 더 태권도를 잘한다는 것… 이거,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일단 나이드신 사범님들의 코어 파워가 더 좋아요.그래서 낮은 자세로 주춤서기를 서도, 연세드신 사범님들이 훨씬 더 잘 하십니다.태권도 기본자세에 대한 이해도 물론이고,심지어 주춤서기에서 지르기 같은 기본동작도 연세드신 사범님들이 낫습니다.태권도라는 무술이, 나이 먹을수록 무공이 증진하는 무술이 아닙니다.그래서 더욱 이상한 일 입니다.무술마다 일명 ‘환갑’이 있기 마련이지요.태국에서는 무에타이 선수는 20살이 되면 은퇴하는 애들이 많습니다.무에타이 현역 선수의 전성기는 18세 전후거든요.MMA 격투선수들은 대개 30-40대 초반까지가 현역선수로 뛰는 기간이지요.물론 랜디커투어처럼 50살이 다 되어서도 현역으로 뛰는, 괴물같은 체력의 소유자도 가끔 있긴 합니다만,일반적으로 쉰살에 UFC 무대에 서기는 쉽지 않은 일이죠.그 강하다는 효도르도 마흔살 되기전에 ‘환갑’을 맞이하는걸 보면… 랜디커투어는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권투도 마흔살 넘어서 현역 선수 하는 사람은 보기 어렵고,레슬링도, 씨름도, 중국 우슈도…다 마찬가지죠.태극권과 팔괘장은 좀 달라서, 쉰살 전후에 절정 기량과 무공을 보여주는 좀 색다른 무술입니다.뭐 어쨌건간에 무술마다 좀 다르긴 하지만, 일명 ‘환갑’은 있기 마련인데요,태권도는 서른살 넘어서 선수 뛰는 사람을 보기 어렵고,쉰살 넘어서 젊은이와 대련 하거나, 실제 격투해서 이기는 사범은 극히 드문 무술입니다.그런데 현재 진행중인 교육에서,나이드신 사범님들이 젊은 사범보다 더 힘이 좋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요?그것은 나이드신 사범님들이 꾸준히 무공을 단련해서 그런것이 아니고,현재 태권도 교육 시스템이 잘못 되었다는것을 의미하는 것 입니다.최근의 태권도는 겨루기와 품새에 치중해서,무술로써 반드시 필요한 ‘무공단련’을 하지 않습니다.그래서 젊은 사범들 일 수록 힘이 없고 체력이 없는겁니다.오히려 나이 드신 사범님들은 젊었을때, 태권도의 ‘관’이 있던 시절을 겪으셨고,당수도, 가라테, 등의 고류무술들을 수련하고 경험했기 때문에,현재의 젊은 태권도 사범들보다 ‘체(體)’가 더 잘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겠습니다.최근 태권도는 유소년 인구의 급감으로 인해서, 성인태권도를 활성화 하려고 준비중인데,성인태권도 시장에서는 젊은 사범보다 연세드신 사범님들이 더 대우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나이 좀 먹은 사회인이, 자기보다 어린 사범밑에서 태권도 배우는 것 보다는삼촌이나 큰형님뻘의 연세 드신 사범에게서 배우는것이 더 나을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무술은 그냥 기술전달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관과 습성까지도 전달하게 되기 때문에,서른살 먹은 태권도 사범이, 40대의 중년 직장인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기는 그리 만만하지 않을 것 같네요.나이 좀 먹었다 해서, 젊은 사범들에게 치이던 연세드신 사범님들의 전성시대가 다시 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오히려 50대 사범님들의 하체와 코어 힘이 훨씬 더 좋다니까요…우리나라 50대, 60대 태권도 사범님들은 운동을 후로꾸로 하신게 아니었던 거죠.그 옛날에 운동하신 선배 사범님들은 정말 제대로 운동을 하셨던 겝니다.최근에 유소년화 된 태권도를 보고, 태권도나 동양무술을 도매금에 넘기면 안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