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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을 손에 잡은지 올해로 28년이 됐다.그동안 검을 손에서 놓은적은 없었던 것 같으니,둔한 몸으로 꽤나 오랫동안 쥐고 있었던 것 같다.

무인으로써의 정체성을 따지자면, 나는 분명히 권사보다는 검사이니, 검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련만반갑자 공력이 2년 남은 지금에서야겨우 검술이 무엇인가를 알 것 같다는 느낌이다.

刀와 劍의 차이를 겨우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내 생각에도 내가 참 둔하긴 둔하다.검을 배운지 30여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서야손목 뒤집는것이 어떤 것인가를, 검이라는 얇고 약한 무기가 다른 병기를 어떻게 대적해야 하는가를,서양 검술과 중국 검술의 근본원리가 어떻게 다른가를 알 것 같다.

손록당이라는 희대의 무술가가 괜히 ‘팔괘검학(八卦劍學)’이라는 저서를 남긴게 아닌것 같다는 느낌이다.당대의 절정고수였던 손록당이 할일 없어서 그런 저작물을 남기면서까지 팔괘의 검술을 보존하려 했겠나.손씨태극권을 창시한 손록당이, 자신의 유파 검술인 태극검법도 아니고 형의검법도 아니고 손씨검법도 아니고,다른것을 다 제쳐두고 왜 하필 ‘팔괘검학’이라는 책을 썼었겠느냐고.

팔괘검술의 오묘함과 정묘함은 전 아시아 검술의 정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손록당은 그것을 알았었던 것이다. 오래전에 돌아가신 배홍철 선생님께서’권법은 결국 손바닥 뒤집기다, 이걸 깨달으면 拳理가 열린다’고 하셨는데,똑같은 논리로, 검술도 권법과 마찬가지로 ‘손목뒤집기’다.(배선생님 말씀처럼 권법도 결국 손바닥 뒤집기 인 것은 옳다.)

뭐 한가지씩을 깨달아 가는 것은 기분좋은 일 이다.기분 좋은 김에, 오늘 오후에는 천보채에 철봉운동 장비나 설치해야 겠다.암벽타는 친구들이 쓰는 흔들리는 턱걸이 시설.누구는 기분이 좋으면 술을 마시고, 혹자는 노래를 하기도 하겠지만,나는 기분 좋으면 연장을 꺼내들고 작업을 하는 버릇이 있다.그것도 무기를 만들거나 운동장비를 만드는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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