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권 意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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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권 意挙

의권(意拳)은 권술의 명칭이다. 형의권(形意拳)의 옛 이름 중 하나로도 전해진다. 청나라 건륭 15년 (1750년)에 쓰여진 《심의육합권서(心意六合拳序)》에는 “(비(飛))가 창술에 정통하여 창을 권법으로 삼아 별도의 법을 세워 장수와 관리를 가르쳤는데, 이를 의권이라 불렀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는 왕향재(王薌齋, 1890 – 1963년)에게서 전해진 현대 의권을 의미한다. 왕향재는 어릴 때 곽운심(郭雲深)에게 형의권을 배워 그 정수를 얻었다. 성년이 된 후 여러 지역을 방문하여 종학권(縱鶴拳), 팔괘장(八卦掌), 태극권(太極拳) 등 다양한 권법을 배우고, 수십 년간 직접 실천하고 이론을 연구한 끝에 형의권을 기초로 하여 “형으로써 뜻을 취하고, 뜻으로 형상을 만들며, 형이 뜻으로 바뀌고, 뜻이 형에서 생겨나며, 자세는 뜻을 따르고, 힘은 뜻에서 나온다(《의권요점(意拳要點)》)”는 총칙을 세웠다. 권법 초식을 벗어나 “뜻을 중시하고 형을 버리는(重意棄形)” 참장공(站樁功)을 근본으로 삼고 실전 산수(散手)를 중시하는 현대 의권을 형성했다.

현대 의권의 주요 내용은 참장, 시력(試力), 시성(試聲), 발력(發力), 마찰보(摩擦步), 추수(推手), 산수 등이다. 그 중 참장, 시력, 시성은 기초 공법으로 여겨진다. 참장은 20여 가지가 넘으며, 형식에 따라 서기, 앉기, 눕기, 걷기, 반쯤 엎드리기 등으로 나뉜다.

작용에 따라 양생 참장과 기격 참장으로 구분된다. 참장 연습 시에는 정신을 집중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움직임과 마음을 일치시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사용오요(四容五要)”를 기본 원칙으로 삼는다. “사용”은 머리를 곧게 하고, 눈을 바르게 하며, 정신을 엄숙히 하고, 소리를 조용히 하는 것이고, “오요”는 공경(恭敬), 신중(謹慎), 주의(怠足), 확실(切實), 화목(和氣)이다. 시력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체득하고, 미세한 움직임 속에서 참장을 통해 얻은 다양한 힘을 인식하는 것이다. 시력 연습 시에는 시성을 통해 시력을 보완하여 소리와 힘을 동시에 발휘해야 한다. 시성은 소리가 내면에서부터 나오는 것을 중요시하며, 마치 깊은 골짜기에서 울리는 소리처럼 처음에는 소리가 나도록 하고, 점차 소리가 있는 것에서 소리가 없는 것으로 변화시킨다.

의권은 온전하고 완전한 것을 강조하며, “힘이 끝에 미치지 않도록(力不出尖)”, “형이 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形不破體)” 요구한다. 또한 형의권 《구요론(九要論)》에서 말하는 “위가 움직이고자 하면 아래가 스스로 따르고, 아래가 움직이고자 하면 위가 이끌며, 위아래가 움직이면 중간에서 공격하고, 중간에서 공격하면 위아래가 합해지고, 안팎이 서로 연결되며, 앞뒤 좌우가 서로 응한다”를 권법 원칙으로 삼는다(《의권요점》). 적과 교전 시에는 몸에 정해진 자세가 없고, 손에 정해진 모양이 없으며, 발걸음에 정해진 위치가 없이 적의 형세를 살피고 기회를 보아 임기응변으로 힘을 발휘해야 한다.

현대 의권의 명칭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의견이 있다. 일부 전수자들은 이 권법이 뜻을 중시하고 형을 버린다는 점에서 ‘의권’이라 명명했다고 여기고, 일부 전수자들은 이 권법이 다양한 권법 기술을 융합하여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대성권(大成拳)’이라 부른다고 여긴다. 왕향재는 《의권정궤(意拳正軌)》, 《의권요점》, 《참장공(站樁功)》 등의 저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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