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식태극권(陳式太極拳)은 태극권 유파의 하나로, 하남성 온현 진가구의 진왕정(陳王廷, ?-1719년)이 창시했다. 진왕정의 자는 주정(奏庭)으로, 어려서부터 문무를 익히고 조상의 무기(武技)를 이어받았다.
후에 문무생원(文武庠生)이 되어 문무에 모두 뛰어나 “산동에서 명수로 불렸다”. 명 숭정 14년(1641년) 온현의 “향병수비(鄉兵守備)”를 맡아 “견고한 방어와 예리한 공격으로 무리를 소탕했다”. 명말 이후에는 고향에 은거하며 어로와 산수를 즐기고, 바쁠 때는 농사를 짓고 한가할 때는 “권법을 만들었다”.
그가 편찬한 권법은 오늘날 진식태극권 노가(老架)라 불린다. 이 권법은 진씨 조적인 산서 홍동(洪洞)의 옛 권예(拳藝)와 음양개합의 이치를 기초로, 척계광의 《권경삼십이세(拳經三十二勢)》를 흡수하고, 《황정경(黃庭經)》의 도인(導引)과 토납(吐納) 수법을 결합하여 만들어졌다.
진식태극권 노가는 총 7개의 틀이 있었으나, 현재는 제1로와 제2로(포추, 炮捶)만이 전해지고 있다. 다른 노가 틀들은 청말에 이미 전승이 끊어졌다. 도광・함풍 연간(1821-1861년)에 진왕정의 5대 제자 진유본(陳有本)이 노가의 어려운 동작들을 제거하여 진식 신가(新架) 태극권을 편성했다. 그의 제자 진청평(陳青萍, 1795-1868년)은 또 유본이 전한 권가를 기초로 “조보가(趙堡架)”라는 다른 틀을 창편했다.
진식 노가권과 신가권은 본질적인 차이는 없으며, 주요 차이는 노가권의 호형(弧形) 회전 원이 크고 신가권의 원이 작다는 점이다. 그래서 진가구에서는 노가권을 “대권권(大圈拳)”, 신가권을 “소권권(小圈拳)”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