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권(華拳)은 장권(長拳)중 대표적인 권법 중 하나이다. 일설에는 이 권법이 화산(華山)의 찰무(察茂)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화권”이라 불렸다고도 하고, 또 다른 설에는 이 권법이 정(精), 기(氣), 신(神)을 삼화(三華)로 여기고, “삼절일(三絕一)”을 이론적 기반으로 삼기 때문에 “화권”이라 불렸다고도 한다. 화권(화권 花拳)과는 발음은 같지만 한자는 다른 무술이다. 화권(華拳)의 시작은 화권의 명인인 채룡운에서 시작하고 채룡운이 거의 전부인 무술이다. 중국 북경의 장권 중의 하나인 무술로 표연우슈 장권의 모태가 된 무술이다.
화권은 산동성(山東省) 제녕(濟寧)에서 처음 전해졌다. 청나라 말기 제녕의 채타인(蔡打人), 채계근(蔡桂勤, 1877 – ?년)은 어릴 때부터 화권을 수련했으며, 후에 노산(嶗山)에서 전해진 화권을 습득하여 당시 화권의 대표 인물이 되었다. 채계근 등의 노력으로 화권은 무술계에 점차 널리 퍼지게 되었다.
화권의 대표적인 초식은 12로 화권이다. 이 초식들은 단독으로 연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대련할 수도 있다. 화권 동작 자세는 시원하고 반듯하며, 인체의 다섯 부분(몸통, 양쪽 팔, 양쪽 다리)이 균형을 이루고 동작 선이 분명해야 한다.
동작 시 힘은 팔다리에 집중되며, 강하고 힘이 있어야 한다. 화권의 운동 리듬은 “움직임은 쏜살같이 달려드는 수달처럼 급하고, 고요함은 물 속에 잠긴 물고기처럼 한가롭다”는 말로 표현된다. 운동 중에는 심리 활동이 신체 운동을 주도하는 것을 강조하며, “마음이 움직이면 기가 생기고, 마음이 두루 미치면 정신이 응축되고, 마음이 굳세면 힘이 강해지고, 마음이 바른 연후에 몸이 바르다”고 여긴다. 운동 시 호흡은 기를 단전에 집중하고,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고, 들어올리고, 받치고, 모으고, 가라앉히는 네 가지 방법을 활용한다. 격투에서는 “실체를 피하고 허점을 공격하라(避其之實,擊其之虛)”는 원칙을 중시한다.
채룡운(蔡龍雲)은 《일로화권(一路華拳)》, 《이로화권(二路華拳)》, 《삼로화권(三路華拳)》, 《사로화권(四路華拳)》을 저술하여 화권 수련법과 기본 기술을 그림과 함께 설명했다.
화권은 중국 권술(拳術) 중 하나이다. ‘삼화관일(三華貫一)’을 중시하는데, ‘삼화(三華)’는 정(精), 기(氣), 신(神)을 가리키며, 화권이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유래했다. 화권의 내용에는 투로(徒手, 맨손), 기계(器械, 무기), 단련(單練, 단독 수련), 대련(對練, 상대 수련)이 있다. 1~12로(路) 화권은 그중 대표적인 권술 투로(套路, 품새)이다.
1. 권법 소개
화권의 투로는 대부분 차기(踢), 치기(打), 넘어뜨리기(摔), 잡기(拿) 등 공격과 수비의 격투 동작으로 구성되며, 공격과 방어의 진퇴(進退), 동정(動靜)의 완급(疾徐), 강유(剛柔)와 허실(虛實) 등의 법칙에 따라 조직된다. 화권을 꾸준히 수련하면 격투 기술을 단련할 수 있으며, 인체 각 부위 근육의 발달, 관절의 유연성, 인대의 신장과 강화, 그리고 평형 기관과 중추 신경계의 조화 기능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화권은 장권(長拳) 계열에 속한다.
전설에 따르면 당나라 개원(開元) 연간 화산(華山)의 채무(蔡茂)가 창시했다고 한다. 명나라 가정(嘉靖) 연간에 이르러, 화산 채씨의 후예이자 산둥(山東) 지난(濟寧) 사람인 채만지(蔡挽之)가 ‘삼화(정, 기, 신)관일’이라는 고대 철학을 권법의 이론적 기초로 삼아 《화권비보(華拳秘譜)》를 저술하면서 화권은 하나의 완전한 권종(拳種)으로 형성되었다.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후, 화권은 중국 무술 공연 및 경기 종목으로 지정되었으며, 《일로화권(一路華拳)》, 《이로화권(二路華拳)》, 《삼로화권(三路華拳)》, 《사로화권(四路華拳)》 등 4권의 책이 정리 출판되었다.
화권의 운동 특징은 움직임은 빠르고(動迅) 멈춤은 안정되며(靜定), 자세는 바르고(勢正) 기술은 둥글며(招圓), 형체는 건장하고(形健) 힘은 강하며(勁遒), 기맥(氣脈)은 끊임없이 이어지고(連綿), 마음이 움직이면 형체가 따르며(心動形隨), 의념이 발하면 정신이 전달되고(意發神傳), 형체는 반듯하며(形體工整), 근골은 강하고 곧으며(筋骨道勁), 음양(陰陽)이 명확히 구분되고(分清), 자세와 자세가 끊임없이 이어진다(勢勢連貫)는 점 등이다. 동작과 자세는 ‘탱(撑), 발(拔), 장(張), 전(展), 구(鉤), 구(扣), 교(翹), 상(相), 붕(蹦), 정(頂), 탑(塌), 수(收), 침(沉)’ 등 ‘골법(骨法)’의 운용을 중시한다. 즉, ‘오체(五體)'(몸통, 상지, 하지)가 뼈대가 강하고 튼튼하며(骨梗强壮), 웅건하고 두터워야(雄健渾厚) 한다. 권법은 “움직임은 수달처럼 빠르고, 고요함은 물고기가 잠긴 듯하며(動如奔獺,靜如潛魚)”, “나아감은 비바람 같고, 물러남은 산악과 같다(進如風雨,退若山岳)”고 하여, 움직임의 빠름과 멈춤의 안정됨(動迅靜定)이 절도 있고 질서정연하다(有節有序). 호흡 조절(調氣息)에 능하다. 강하고(剛), 깔끔하며(脆), 짧고 강력한(短促有力) 동작이 나타날 때는 ‘취(聚)’법을 사용하고, 높은 동작에서 낮은 동작으로 들어갈 때는 ‘침(沉)’법을 사용한다.
화권의 기법 이론은 ‘팔법(八法)’과 ‘십이형(十二形)’이다. 팔법은 “주먹은 유성 같고(拳如流星), 눈은 번개 같으며(眼似電), 허리는 뱀처럼 움직이고(腰如蛇形), 보법은 달라붙듯 하며(步賽沾), 정(精)은 충만해야 하고(要充沛), 기(氣)는 가라앉혀야 하며(要沉), 힘(力)은 순리에 따라 전달되고(要順達), 공(功)은 순수해야 한다(宜純)”는 것이다. 십이형은 “움직임은 파도 같고(動如濤), 고요함은 산악 같으며(靜如岳), 일어남은 원숭이 같고(起如猿), 내려앉음은 학 같으며(落如鶴), 서는 것은 소나무 같고(站如松), 도는 것은 바퀴 같으며(轉如輪), 꺾는 것은 활 같고(折如弓), 가벼움은 잎사귀 같고(輕如葉), 무거움은 쇠 같으며(重如鐵), 느림은 사슴 같고(緩如鹿), 빠름은 바람 같다(快如風)”는 것이다.
화권에는 투로(맨손), 기계(무기), 단련(단독 수련), 대련(상대 수련) 투로가 있다. 대표적인 것은 1~12로 화권의 맨손 화권 권법 투로이다. 투로는 차기, 치기, 넘어뜨리기, 잡기 등 공방 격투 동작으로 구성되며, 공방의 진퇴, 동정의 완급, 강유와 허실 등의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격투에서는 용기(勇)를 우선으로 하고, 기(氣)로 결정하며, 그 다음이 신(神)이다. 격투 시에는 잔인함(狠), 독함(毒), 민첩함(急), 지혜(智), 순응(順), 기회 포착(機), 편안함(逸), 무심함(無) 등 8가지 원칙을 따른다. 손 모양(手型)은 권(拳, 주먹), 장(掌, 손바닥), 구(勾, 갈고리 손), 조(爪, 움켜쥔 손) 네 가지이다. 보법(步型)은 궁보(弓步), 마보(馬步), 복보(仆步), 허보(虛步), 혈보(歇步) 다섯 가지이다. 권법은 장권(長拳)이 많으면서도 단권(短拳)을 겸하며, 구조가 긴밀하고 권세(拳勢)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권로(拳路)에는 유연함(柔韌), 강맹함(剛猛), 표일함(飄逸), 신속함(迅疾), 느긋함(悠慢), 넘어지고 구르기(跌扑滚翻), 균형(平衡), 도약(跳躍) 등 다양한 성질과 형식의 동작과 자세가 포함되어 있다. 화권의 기본 공법(功法)에는 타장공(打桩功), 타사포(打沙包), 적성환월(摘星換月), 매화장(梅花桩) 등이 있으며, 주로 요(腰, 허리), 퇴(腿, 다리), 정(鼎, 정수리/상체), 당(裆, 가랑이), 장(樁, 기둥/하체단련) 다섯 부분에 중점을 둔다.
2. 기본 이론
화권은 산둥성 지난(濟寧)에서 기원했다. 정(精), 기(氣), 신(神) ‘삼화관일(三華貫一)’이라는 고대 철학을 권법의 이론적 기초로 삼아 화권이라 불린다. 화권의 기본 이론은 간략하게 열 가지 설(十說)로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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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균칭설 (五體匀稱說)
화권은 인체의 몸통, 양 상지, 양 하지를 ‘오체(五體)’라고 부르며, ‘오골(五骨)’ 또는 ‘오근(五筋)’이라고도 한다. 권법의 모든 동작과 자세는 이 다섯 가지 선으로 구성된다고 본다. 이 다섯 선의 조합과 구조가 균형 잡히지 않고 반듯하지 않으면 권법의 형체(形體)를 갖추었다고 할 수 없다. 《화권보(華拳譜)》에는 “오체가 균형을 이루어야 비로소 형(形)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五體稱,乃可謂之形備)”고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그 형(形)은 반드시 모남 속에 각이 있고(方中矩), 둥긂 속에 원이 있으며(圓中規), 스스로 곧은 먹줄처럼(自中繩) 균형 있게 베풀어야 하고(衡平均施), 거두어 안으며(斂束相抱), 좌우를 살피고(左右顧盼), 팔방에서 마음을 받들어야 한다(八面供心)”고 주장한다. 모든 동작과 자세는 공간의 전후좌우, 상하 고저를 고려하여 치우치지 않고(不偏不倚), 중정(中正)하고 편안하며(安舒), 자세는 바르고(勢正) 기술은 둥글며(招圓), 형체는 반듯해야(形體工整) 한다. -
근골도경설 (筋骨道勁說)
화권은 권법이 단지 오체가 균형 잡히고 형체가 반듯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질(質)’적인 요구 사항도 충족해야 한다고 본다. 《화권보》에는 “근골이 강건해야 비로소 질(質)이 좋다고 할 수 있다(筋骨遒,乃可謂之質善)”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권법 동작과 자세를 구성하는 ‘오체(五體)’를 충실하고 강하게 만들어 형체의 근골이 강하고 힘 있게 해야 ‘질’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킨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정교하나 뼈대가 없어, 형(形)은 있으나 질(質)이 없는 것이다(精而無骨,有其形而無質也)”. 부드러운 체세(體勢)의 권법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로 근골의 강함(道勁)이 필요하다. 권보에는 “면권(綿拳)이 뼈대가 없는 것이 아니라, 풍골(風骨)이 안에 숨겨져 있을 뿐이다(綿拳非無骨也者,乃風骨內斂而已)”라고 쓰여 있다. 이 때문에 화권은 ‘골법(骨法)’을 매우 강조하며, “그 힘을 팔다리 속에 꿰뚫어(貫其力於股肱之中)” 사지와 몸통이 항상 장력(張力) 상태에 있도록 주장한다. “정(精)이란 형(形)이며 질(質)이다(精者,形也質也)”. “강건하고 중정함이 정(精)의 순수함이다(剛健中正,精之純粹也)”. 오체가 균형 잡히고 반듯하며 근골이 충실하고 강하면(體稱勁遒) 권법의 ‘형질(形質)이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
심위주재설 (心爲主宰說)
《화권보》에는 “마음은 성정(性情)을 통솔하며, 온몸의 주재자이다(心統性情,一身之主宰也).” “그 마음이 성실하게 움직이면 사지 관절은 반드시 힘을 내고, 그 마음이 의심스럽게 움직이면 사지 관절은 반드시 등을 돌린다(其心動以誠,則支節必力;其心動以疑,則支節必背).” “마음이 바른 후에 몸이 바르다(心正而后身正).”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형체의 어떤 움직임이든 내재적인 심지(心志) 활동에 의해 지배받는다는 것을 지적한다. 외적인 형체 동작만 있고 내재적인 심지 활동이 없다면, 권법은 질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마음이 굳건하면 정(精)이 강해진다(心堅則精勁)”, “마음이 굳건하지 않으면 형(形)에 강건함이 없다(心若不堅則形無勁健也).” 이는 ‘체칭경도(體稱勁遒)’의 내재적 요인이 ‘심력(心力)’의 주도적 작용에 있음을 강조한다. “마음이 움직이면 기(氣)가 생기고(心動則氣生)”, “마음이 엄숙하면 신(神)이 모인다(心肅則神凝)”. 심지 활동이 권법의 모든 것을 주재한다. 그래서 화권은 “마음이 움직이면 형체가 따른다(心動形隨)”고 주장한다. -
동신정정설 (動迅靜定說)
《화권보》에는 “세(勢)는 수비이며, 음(陰)을 사용하고, 정(靜)을 주관한다. 초(招)는 공격이며, 양(陽)에 속하고, 동(動)을 주관한다(勢爲守,用陰,主靜;招爲攻,屬陽,主动).”는 기록이 있다. 이는 방어의 자세(招勢)는 정(靜)을 주관하고, 공격의 자세(招勢)는 동(動)을 주관한다는 의미이지, 방어를 ‘세(勢)’, 공격을 ‘초(招)’라고 부른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정(靜)은 움직이지 않음이 아니고, 동(動)은 고요하지 않음이 아니다(靜非不動,動非不靜)”. 즉, “정(靜) 속에 동(動)이 있고, 동(動) 속에 정(靜)이 있어야 한다(靜中有動,動中有靜)”. 만약 “움직여야 할 때 고요하면, 적을 길러 간사함을 낳게 하고(應動而靜,則養敵以生奸); 고요해야 할 때 움직이면, 때를 놓쳐 일을 망친다(應靜而動,則失時以敗事)”. 따라서 권법은 “고요함은 물고기가 잠긴 듯하고(靜如潛魚)”, “움직임은 수달처럼 빠르며(動如奔獺)”, “나아감은 비바람 같고(進如風雨)”, “물러남은 산악과 같아야 한다(退若山岳)”고 강조하며, 동정(動靜)이 절도 있고 질서정연해야 한다(動定,有節有序)고 한다. -
불유불강설 (不柔不剛說)
화권은 권법이 순전히 부드럽거나(純柔) 순전히 강해서는(純剛) 안 된다고 주장한다. 지나치게 부드럽거나 지나치게 강하지 않으며, 강유(剛柔)는 ‘중화(中和)’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화권보》에는 “순전히 부드럽고 약하면 그 기세는 반드시 깎이고(純柔純弱,其勢必削); 순전히 강하고 굳세면 그 기세는 반드시 망하며(純剛純强,其勢必亡); 부드럽지도 강하지도 않음이 도(道)의 떳떳함에 합치된다(不柔不剛,合道之常)”고 쓰여 있다. -
허실상생설 (虛實相生說)
화권은 권법의 유형(有形)을 실(實)로 보고, 무형(無形)을 허(虛)로 본다. 《화권보》에는 “형체가 있는 것은 실(實)이고, 형체가 없는 것은 허(虛)이다(有形爲實,無形爲虛)”라고 기록되어 있다. 겨루고 싸울 때(角抵相搏), “허(虛)는 공격하기 어렵고, 실(實)은 깨뜨리기 쉽다(虛則難攻,實則易破)”. 왜냐하면 “무형(無形)은 그 실정을 보기 어려워(其情難見)” 움직임, 고요함, 강함, 약함이 깊고 헤아리기 어렵지만, 유형(有形)이라야 그 실정을 분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싸움은 무형(無形)을 귀하게 여겨(搏貴無形)”, 자신을 항상 형체를 감추고 흔적을 숨기는 위치에 두도록 주장한다. ‘허(虛)’는 거짓 형상(假象)을 의미하기도 한다. 상대방을 ‘무형’에서 ‘유형’으로 드러나게 하기 위해서는 “허(虛)를 보여주고 실(實)로 맞이하여(示之以虛,迎之以實)”, 상대방에게 갖가지 거짓 형상을 보여 유인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형적이 드러났을 때는 실제의 힘으로 맞서 공격해야 한다. ‘허(虛)’와 ‘실(實)’은 강약(强弱)과 강유(剛柔)를 의미하기도 한다. 상대방의 유형적인 공격을 맞이할 때는 “그 실(實)을 피하고 그 허(虛)를 쳐야 하며(避其之實,擊其之虛)”, 상대방의 장점을 피하고 단점을 공격하는 데 능숙해야 한다. 그러나 허실은 또한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는 것(因勢制宜)”이며, 형세의 변화에 따라 실(實)은 허(虛)가 될 수 있고, 허(虛)는 실(實)이 될 수 있다. “허(虛)가 아닌 것이 없고, 실(實)이 아닌 것이 없으며(無不虛,無不實)”, “허실(虛實)은 순환하여 끝이 없는 것처럼 서로 생겨나(虛實相生如循環之無端)”, 상대방이 그 끝을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
기기시세설 (氣機時勢說)
화권은 겨루고 싸울 때 ‘득기(得氣)’, ‘득기(得機)’, ‘득시(得時)’, ‘득세(得勢)’를 매우 중시하며, 이것이 승패의 관건이라고 보아 이를 ‘사덕(四德)’이라고 부른다. 《화권보》에는 “싸움을 잘하는 자는 용기(勇)를 우선으로 하고, 기(氣)로 결정한다(善搏者以勇爲先,以氣爲決).” “기(氣)는 의지(志)를 실현시키고(氣以實志)”, “의지(志)는 기(氣)의 장수이다(志,氣之帥也)”. 그리고 “용기(勇)는 의지(志)가 감히 행하는 바이다(勇”則是“志之所以敢也)”. “분노가 치밀어 기(氣)가 생기면 눈앞에 칼날이 보이지 않고(怒發氣生,目無鋒刃); 의지가 향하는 곳에는 어떤 견고한 것도 뚫지 못함이 없다(志之所向,無堅不入)”고 하며, “싸워서 이기는 것은 그 용감한 자를 이기는 것이다(搏而勝者,搏其勇者也)”. 만약 싸울 때 “비록 재능이 있어도 의지가 없다면 그 공(功)을 일으킬 수 없다(雖有其才而無其志,不能興其功)”. 왜냐하면 “승리는 기(氣)를 얻는 데 있고, 패배는 기(氣)를 잃는 데 있기 때문이다(勝在得氣,敗在失氣)”. 따라서 화권은 겨루고 싸울 때 먼저 ‘득기(得氣)’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위 ‘득기(得機)’란, “그 움직임의 방향을 살피고, 그 정해지지 않음을 틈타, 그 예상치 못한 때를 치는 것이다(察其動向,乘其未定,擊其不意也)”. 화권은 겨루고 싸움에 있어 ‘득기(得機)’보다 신묘한 것은 없다고 보며, 상대방의 움직임을 잘 살펴서 움직이려 하나 아직 움직이지 않았거나(欲動未動), 움직였으나 아직 안정되지 않은(動而未定) 기회를 틈타 신속하게 공격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기회는 공간과 시간상에서 “선후(先後)는 순간을 용납하지 않고, 원근(遠近)은 분별을 용납하지 않으며, 한 순간 먼저 가면 크게 지나치고, 한 순간 뒤처지면 때를 놓친다(先後不容瞬,遠近不容分,先之一刻則大過,后之一刻則失時)”. “숨 돌릴 틈도 없이(間不容息)” 딱 알맞게 얻어야 비로소 ‘득기(得機)’이며, ‘득기(得機)’를 잘하는 자가 승리한다.
소위 ‘득시(得時)’란, “이로움을 보고 놓치지 않는 것이다(見利不失也)”. 겨루고 싸울 때 상대방에게 틈이 있고 자신에게 유리할 때, 여우처럼 의심하고 결단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 “때는 얻기 어렵고 잃기 쉬우니(時難得而易失)”, 망설이면 지체되고, 지체되면 때를 놓치며, 때를 놓치면 이기지 못한다. 따라서 화권은 “때를 얻으면 게으르지 말라, 때는 다시 오지 않는다(得時無怠,時不再來)”고 강조한다. 승패의 관건은 “얻는 것이 때(時)에 있지, 다투는 것(爭)에 있지 않다(得在時,不在爭)”고 보며, 반드시 “이로움을 보면 놓치지 않고, 때를 만나면 의심하지 않아야 한다(見利不失,遇时不疑)” 한다.
소위 ‘득세(得勢)’란, “그 기세에 순응하는 것이다(順其勢也)”. “세(勢)란, 모두 순응하고 거스르지 않음을 이른다(勢者,皆順而不逆之謂也)”. 겨루고 싸울 때 화권은 “기세에 따라 이롭게 이끌어야 하며(因勢而利導之)”, 서로 거스르고 막지 않도록 주장한다. 왜냐하면 “거스르고 막으면 기세를 잃게 되고(逆阻則失勢)”, 기세를 잃으면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氣), 기(機), 시(時), 세(勢), 이 ‘사득(四得)’이 있어야 비로소 싸움의 승리권을 잡을 수 있다. -
제탁취침설 (提托聚沉說)
화권은 호흡 조절을 중시하며, 권보에는 ‘제(提), 탁(托), 취(聚), 침(沉)’ 등 호흡 조절 방법이 기록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낮은 자세 동작에서 높은 자세 동작이나 뛰어오르는 동작으로 들어갈 때는 ‘제법(提法)’을 사용하고, 높은 자세나 낮은 자세의 정지 동작이 나타날 때는 ‘탁법(托法)’을 사용하며, 강하고 깔끔하며 짧고 강력한 동작이 나타날 때는 ‘취법(聚法)’을 사용하고, 높은 자세 동작에서 낮은 자세 동작으로 들어갈 때는 ‘침법(沉法)’을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이 네 가지 방법은 또한 “몸이 기(氣)를 낳고, 기(氣)가 몸을 기른다(體生氣,氣養體)”는 원리에 따라 동작과 자세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운행되어야 하며, 억지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어서는 안 된다. 전체적으로는 항상 ‘기관단전(氣貫丹田, 기를 단전에 모음)’하고 ‘평심정기(平心靜氣, 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기를 가라앉힘)’에 유의해야 한다. -
연면상속설 (連綿相屬說)
《화권보》에는 “권법의 각 자세는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기맥(氣脈)이 끊어지지 않아야 한다(拳法各勢,須是始終連綿相屬,氣脈不斷)”고 기록되어 있다. “기(氣)가 통해야 살아난다(氣通乃生)”고 보며, ‘끊어짐(斷)’을 가장 꺼린다. 그러나 소위 ‘연결(連)’이란 각 자세 사이에 멈춤의 공백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각 자세 사이에서 반드시 “형체는 끊어져도 의념은 이어지고(形斷意連)”, “자세는 끊어져도 기(氣)는 이어지도록(勢斷氣連)” 해야 함을 강조한다. 내재적인 심지 활동을 잘 활용하여 눈빛을 통해 앞뒤 동작의 의향을 연결시켜, 권법이 자세마다 서로 연결되고 하나의 기(氣)로 관통되도록 한다. -
이이위공설 (二而爲功說)
《화권보》에는 “하나의 사물은 기(氣)이다(一物氣也).” “권법의 음양(陰陽), 강유(剛柔), 순역(順逆), 향배(向背), 기우(奇偶) 등은 모두 둘(二)이지, 하나(一)가 아니다(拳法之陰陽、剛柔、順逆、向背、奇偶………皆二也,非一也)”. “둘(二)이 있어야 공(功)이 이루어진다(二而爲功)”. “둘(二)이 서지 않으면 하나(一)가 보이지 않고, 하나(一)가 보이지 않으면 둘(二)의 쓰임이 멎는다(二不立則一不見,一不見則二之用息)”고 보며, 음(陰)과 양(陽) ‘둘’의 대립 통일이 있어야 비로소 운동과 변화가 생기고 공용(功用)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쌍중(雙重)이면 막힌다(雙重則滯)”. 만약 한 사물 속의 양측이 모두 음(陰)이거나 모두 양(陽)이어서, 음(陰)으로 음(陰)을 대하고 양(陽)으로 양(陽)을 대하면, 이를 모두 ‘쌍중(雙重)’이라고 부른다. ‘음음(陰陰)’이나 ‘양양(陽陽)’의 쌍중을 범하면 모든 것이 막히고 멎게 된다. 왜냐하면 “양(陽)은 홀로 서지 못하고, 음(陰)을 얻은 후에 이루어지며(陽不獨立,得陰雨后成); 음(陰)은 스스로 주장하지 못하고, 양(陽)으로 인해 행해진다(陰不自專,因陽而后行)”. ‘음음(陰陰)’은 언제나 ‘음(陰)’이고, ‘양양(陽陽)’은 언제나 ‘양(陽)’이어서, 하나의 기(氣)만 있고 두 기(氣)가 없기 때문이다. “양(陽)은 음(陰)을 만나면 통하고, 같은 것(附)을 만나면 막힌다(陽遇陰則通,遇附則阻)”. 그러므로 운동, 변화, 공용이 발생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화권은 “신(神)은 형(形)에 깃들고, 마음에서 발하며, 둘(二)이 있어야 공(功)이 이루어진다(神於形,由心而發,二而爲功)”고 강조한다. ‘신(神)’은 ‘공(功)이며 용(用)’으로 보며, 형체에 부수되고 마음의 지배를 받는 것으로, ‘둘’의 대립 통일이 있어야 비로소 공용이 발생한다고 본다. ‘음양이기(陰陽二氣)’의 대립 통일 요소를 매우 중시한다.
3. 주요 특징
화권은 다음과 같은 7가지 특징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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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체공정 (形體工整): 자세는 가지런하고(齊正), 균형 잡히며(匀稱), 엄정함(嚴整)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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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도유력 (遒勁有力): 자세를 취할 때 ‘탱(撑), 발(拔), 장(張), 전(展), 구(鉤), 구(扣), 교(翹), 상(相), 붕(蹦), 정(頂), 탑(塌), 수(收), 침(沉)’ 등 ‘골법(骨法)’의 운용을 중시하며, 즉 ‘오체(五體)'(몸통, 상지, 하지)가 뼈대가 강하고 튼튼하며(骨梗强壮), 웅건하고 두터워야(雄健渾厚)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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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형수 (心動形隨): 심지(心志)의 내재적 작용을 강조하며, 내외(內外)가 합일되어야 경력(勁力)이 강건해지고 움직임에 의향(意向)이 생긴다고 본다. 따라서 운동 시 항상 “마음이 자세 앞에 있고, 자세는 마음 뒤에 있다(心在勢前,勢居心后)”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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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분청 (陰陽分清): 모순되는 양측이 서로 보완해야 함을 강조하며, ‘음양이기(陰陽二氣)’가 조화를 이루어야 비로소 ‘신(神)’의 공용(功用)이 발생한다고 본다. 따라서 동정(動靜), 허실(虛實), 강유(剛柔), 쾌만(快慢), 신축(伸縮), 장이(張弛), 억양(抑揚), 돈좌(頓挫), 경중(輕重), 기복(起伏), 내외(內外), 상하(上下), 정편(正偏), 좌우(左右) 등 대립적인 요소들을 운동 중에 잘 파악하는 것을 매우 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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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세연관 (勢勢連貫): 수련법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기맥이 끊어지지 않아야 한다(連綿相屬,氣脈不斷)”고 강조한다. 소위 ‘연결(連)’이란, 한 초식과 자세 사이에서 반드시 “형체는 끊어져도 의념은 이어지고(形斷意連)”, “자세는 끊어져도 기는 이어지도록(勢斷氣連)” 하며, 내재적인 심지 활동과 눈빛을 활용하여 앞뒤 동작의 의향을 연결시켜 자세마다 서로 연결되고 하나의 기(氣)로 관통되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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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신정정 (動迅靜定): 화권에는 초(招)와 세(勢)가 있다. “세(勢)는 수비이며, 음(陰)에 속하고 정(靜)을 주관한다. 초(招)는 공격이며, 양(陽)에 속하고 동(動)을 주관한다(勢爲守,屬陰,主靜;招爲攻,屬陽,主动)”. 권법은 “움직임은 수달처럼 빠르고, 고요함은 물고기가 잠긴 듯하며(動如奔獺,靜如潛魚)”, “나아감은 비바람 같고, 물러남은 산악과 같아야 한다(進如風雨,退若山岳)”. 동(動)은 빠르고 정(靜)은 안정되며(動迅靜定), 절도 있고 질서정연해야 한다(有節有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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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기식 (善調氣息): 호흡 조절을 중시하며, 그 방법에는 ‘제(提), 탁(托), 취(聚), 침(沉)’ 네 가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낮은 동작에서 높은 동작으로 들어가거나 뛰어오르는 동작을 할 때는 ‘제(提)’법을 사용하고, 높은 자세나 낮은 자세의 정지 동작이 나타날 때는 ‘탁(托)’법을 사용하며, 강하고 깔끔하며 짧고 강력한 동작이 나타날 때는 ‘취(聚)’법을 사용하고, 높은 동작에서 낮은 동작으로 들어갈 때는 ‘침(沉)’법을 사용한다. 이러한 호흡 조절 방법은 동작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운용하며,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4. 당대 명가
차이룽윈 (蔡龍雲, 채룡운)
무술가. 산둥(山東) 지난(濟寧) 출신. 상하이 화련동락회(華聯同樂會) 체육부 무술 교련을 역임했다. 건국 후, 상하이 무술계 연합회 상무 집행 위원, 중앙 체육 학원 경기 지도과 무술팀 정치 보도원, 상하이 체육 학원 무술 교연실 주임 및 부교수, 중국 무술 협회 부주석, 국가급 무술 심판원을 역임했다. 화권, 소림권(少林拳), 태극권(太極拳), 형의권(形意拳)에 능통하다. 1943년과 1946년 상하이에서 중국 무술로 외국 권투 선수 마솔로프(馬索洛夫)와 루소얼(魯索爾, 루셀)을 차례로 격파했다. 1953년 중국 민족 형식 체육 공연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무술 경기 규칙(武術比賽規則)》을 주편했다. 저서로는 《무술 운동 기본 훈련(武術運動基本訓練)》, 《소림사 권봉 천종(少林寺拳棒闡宗)》, 《오로 사권(五路查拳)》 등이 있다.
차이룽윈은 1929년 산둥 지난에서 태어났으며, 무술 세가 출신으로 중국 무술 원로 차이구이친(蔡桂勤)의 아들이다. 차이룽윈이 가장 능숙한 것은 가전(家傳)의 화권이다. 화권은 당나라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오래된 권종이다. 차이룽윈이 연마하는 화권은 움직임은 빠르고(動迅) 멈춤은 안정되며(靜定), 자세는 바르고(式正) 기술은 둥글며(招圓), 마음이 움직이면 형체가 따르고(心動形隨), 의념이 발하면 정신이 전달되는(意發神傳) 것을 중시한다. 12개 투로(套路)는 강맹함(剛猛), 표일함(飄逸), 곧고 힘참(挺拔), 준수하고 아름다움(俊美)의 풍격을 지닌다. 한 무술 노선배는 차이룽윈을 이렇게 칭찬했다: “움직임은 수달 같고, 고요함은 잠긴 물고기 같으며, 나아감은 비바람 같고, 물러남은 산악과 같다(動如本獺,靜如潛魚,進如風雨,退若山岳).” 후에 차이룽윈이 마솔로프를 격파할 때 적용한 것이 바로 화권과 소림권의 권법과 퇴법(腿法)이었다. 그에게는 실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기개가 있었다.
3년 후, 마솔로프는 미국 헤비급 권투 선수 루셀(魯塞爾, 흑인)과 차이룽윈의 대결을 주선했다. 3년 동안 차이룽윈은 수련을 멈추지 않았고, 기술은 더욱 숙련되었다. 겨루기 끝에 그는 중국 화권, 소림권의 권법을 사용하여 루셀을 다시 이겼고, 중화 무술의 위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그의 무공 기술은 상하이 십리양장(十里洋場)을 뒤흔들었다. 저명한 서예가 선인묵(沈尹默)은 그에게 증정한 시에서 이렇게 썼다: “소림 권격 세상에 당할 자 없으니, 동신정정(動迅靜定) 속에 힘이 감춰져 있네. 채군(蔡君)이 이를 얻어 강포한 자 제압하니, 부드러움이 끝내 부드러움 아니고 강함은 강함을 필요로 하네. 강한 자 먼저 꺾이고 부드러움이 도리어 강해지니, 오묘한 문 동방에서만 활짝 열렸네. 기술과 도(道)가 합치되어 이에 이르니, 동아병부(東亞病夫)의 치욕을 한 번에 씻었네.”
현대 중국 설립 후, 차이룽윈은 1952년 중국 제2차 청년 대표 대회에 참가했다. 1953년 화동(華東) 지역 대표로 중국 민족 형식 체육 운동회에 참가하여, 대회에서 “화권”, “아미도(峨眉刀)”, “화권 대타(華拳對打)”로 금메달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