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괘장
중국 무술의 한 유파인 팔괘장은 변화하는 장법과 현란한 보법으로 유명하다. ‘유신팔괘장’, ‘팔괘연환장’ 등의 이명으로도 불리는 이 무술은 청나라 말기, 하북성 랑팡시 문안현 출신의 동해천에 의해 창시되었다. 그의 생몰년은 각각 1797년과 1882년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본명은 계덕이었으나 후에 해천으로 개명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팔괘장이 처음부터 지금의 명칭으로 불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본래 ‘전장(轉掌)’이라 불리던 이 무술은 이후 팔괘장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팔괘전장(八卦轉掌)’, ‘유신팔괘장(游身八卦掌)’, ‘유신팔괘장(揉身八卦掌)’, ‘팔괘연환장(八卦速環掌)’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명칭 변경에는 중요한 이유가 숨어 있다. 동해천과 그의 제자들은 전장의 핵심 수련 방식인 ‘주권(走圈)’에 주목했다. 주권은 원을 그리며 걷는 수련법으로, 팔괘의 팔방위를 따라 움직이는 듯한 모습과 좌우, 종횡으로 변화하는 움직임이 특징적이다. 또한, 공격과 방어 방식이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바뀌는 임기응변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무술의 특징이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의 “강함과 부드러움이 서로 영향을 주며 팔괘가 서로 왕래한다(剛柔相摩,八卦相盪)”라는 구절과 일맥상통한다고 보았다. 변화와 멈추지 않는 움직임을 강조하는 팔괘장의 본질을 이 구절이 잘 나타낸다고 판단하여, 마침내 ‘팔괘장(八卦掌)’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동해천 이후, 윤복, 정정화, 사계동, 마유기, 양진포, 번지용, 유덕관, 송영상 등 수많은 명인들이 팔괘장의 맥을 이어왔다. 이들의 노력을 통해 팔괘장은 오늘날까지도 그 독특한 무술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전승되고 있다. 팔괘장은 단순한 무술을 넘어, 고대 철학의 지혜와 인간의 신체 능력이 결합된 독특한 문화유산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동해천의 제자들 – 정정화, 양진포, 윤복 |
동해천은 팔괘장을 중국 남방에서 여행하면서 도가 수련법에 대한 힌트를 얻어 무술을 접목해 정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팔괘장 은 먼저 베이징 일대에 퍼졌고 100년 가까이 중국 전역에 나가며 국외(동남아 지역과 미국)로 전파됐다.
팔괘장의 기원
팔괘장의 기원은 하북성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다. 동해천의 삶은 이 무술의 탄생과 궤를 같이한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동해천은 어릴 적부터 무술과 사냥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나한권과 이랑권에 능했으며, 각종 무기에도 능통하여 마을에서 명성이 자자했다. 그의 아버지 또한 소림 무술에 조예가 깊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중국 농촌의 치안 상황을 고려할 때, 호신을 위해 무술을 익히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흉년으로 마을을 떠나게 된 동해천은 1824년경 남쪽으로 긴 여정을 시작한다. 강서성, 산동성, 안휘성, 절강성 등지를 유랑하며 여러 무술가들을 만났고, 이 과정에서 팔괘장의 토대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13년간의 외유를 마치고 1837년경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1850년경 북경으로 진출하여 1882년 생을 마감한다.
동해천에 대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기록은 그의 묘비명이다. 제자들이 스승을 기리기 위해 세운 이 비석에는, 그가 여행 중 우연히 도사를 만나 도교 의식의 보법을 보고 무술에 접목시켜 팔괘장의 핵심인 ‘주권(走圈)’을 창안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서 언급된 도교 의식의 보법은 ‘전천존(轉天尊)’으로, 무술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의례의 일부이다. 하지만 동해천이 이 의식을 통해 주권의 영감을 얻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동해천 생전에 팔괘장이 ‘전장(轉掌)’으로 불렸다는 사실은 그가 주권과 팔괘장을 창시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환관이 된 이유에 대해 3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살인죄를 보석받기 위해서, 둘째는 태평천국의 난에 참여했을 당시 황제 암살 임무를 받고, 셋째는 주권 수련 중 성욕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는 설이다. 특히 세 번째 설은 팔극권의 명인 유운초의 제자인 곽초파의 저서 『八卦掌探源』에 스승의 말을 인용한 것으로, 주권을 수련하며 성욕을 느낀다는 주장이 흥미롭다.
거세 후 환관이 된 동해천은 북경에서 숙왕부에서 근무하게 된다. 그가 섬긴 숙왕은 7대 숙친왕 애신각라 경민(1821~1852년 재위)과 8대 숙친왕 애신각라 화봉(1853~1869년 재위) 중 한 명으로 추정된다. 동해천이 1874년 숙왕부를 퇴직하고 무술 도장을 열어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아, 그는 주로 8대 숙왕을 섬겼을 가능성이 높다.
동해천이 북경에서 무술가로서 명성을 얻게 된 계기는 숙왕부의 연회에서 벌어진 일화에서 비롯된다. 당시 숙왕부 호위 총관의 무술 시범에 이어, 동해천은 차를 나르는 하인으로서 연회에 참석했다.
붐비는 사람들 사이를 뚫고 차를 운반하는 그의 기민한 움직임에 숙왕은 감탄했고, 그의 무술 실력을 시험하게 된다. 동해천은 뛰어난 무예를 선보였고, 이를 계기로 숙왕부의 경호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이 사건은 동해천이 무술가로서 입지를 다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왕부에서 무술을 가르친다는 것은 홍보 효과가 매우 컸다. 동해천의 제자들은 황궁 경호원, 안경 기술자, 중고 의류 도매상 등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이러한 전수 방식은 팔괘장을 지방의 무술이나 하위 무사들이 배우는 권법이 아닌, 고급스럽고 신비로운 무술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동해천의 제자들은 대부분 다른 무술을 수련한 경험이 있었고, 동해천은 그들의 기존 무술을 교정하며 팔괘장의 원리를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가르쳤다고 한다. 윤복은 나한권, 정정화는 중국 씨름(솔교)에 능통했기에, 윤파 팔괘장과 정파 팔괘장은 각자의 모태가 된 무술의 특징을 반영한다. 특히 솔교는 몽골과 청나라에서 유행한 민속놀이로, 하북성 지역에 널리 퍼져 있었다.
팔괘장 연무의 특징은 종횡으로 교차하며 동서남북 및 네 모서리 방향, 즉 사정사우(四正四隅) 여덟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마치 ‘주역’의 팔괘도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팔괘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지지만, 이는 후대에, 아마도 동해천의 만년에 붙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전에는 ‘전장(轉掌)’이라 불렸는데, 오히려 이 명칭이 현재의 팔괘장보다 그 핵심을 더 명확하게 드러내는 측면이 있다.
팔괘장 기본훈련법-주권 |
팔괘장 수련의 핵심은 ‘장법(掌法)’에 있다. 장법은 손과 팔의 모양을 의미하며, 팔괘장은 8개의 기본 장법으로 구성된다. 각 장법은 고유한 팔과 손 모양을 지니고 있으며, 파보(擺步)와 구보(扣步)를 통해 원주 위에서 연무를 펼치게 된다. 전후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이러한 수련 방식은 일직선상에서 연무하는 일반적인 권법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팔괘장이 단순히 원 운동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전후좌우, 종횡무진으로 변화하는 움직임이야말로 ‘팔괘장’이라는 이름의 진정한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서 ‘팔괘(八卦)’는 변화를 상징하지만, 각 괘는 특정한 방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양의(兩儀)는 사상(四象)을 낳고, 사상은 팔괘(八卦)를 낳는다(兩儀生四象,四象生八卦).” 이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팔괘’는 ‘주역’에 등장하는 개념이다. 팔괘는 원래 동, 서, 남, 북, 북동, 북서, 남동, 남서의 여덟 방위를 가리킨다. 일부에서는 팔괘장이 중국의 전통 사상인 팔괘와 주역 사상을 내포하고 있어 수련을 통해 우주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팔괘가 상징하는 변화와 방위를 빌려와 이론화한 것일 뿐, 팔괘장과 팔괘, 주역 사상 간에는 내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존 권법들이 일직선상에서 왕복하며 단련하는 투로를 사용하는 반면, 팔괘장은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보법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며, 보법과 투로의 연무를 살펴보면 전통 사상인 팔괘와 유사한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유사성 때문에 ‘팔괘장’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태극권 역시 마찬가지로, ‘태극권’이라는 명칭은 후대에 붙여진 것이다. 19세기 말부터 중국 무술계는 이론화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고, 식자들이 중국 사상을 활용하여 권술을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즉, 팔괘장은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팔괘의 상징성에 빗대어 설명하려 한 시도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팔괘장의 원리: 끊임없는 움직임과 임기응변의 미학
팔괘장의 장형은 용조장龍爪掌과 우설장牛舌掌으로 나뉘며 주요 기법은 팔 올리기托, 밀기推, 잡아당기기帶, 끌기領, 옮기기搬, 꺽기扣, 멈추기擱, 막기截, 붙잡기捉, 잡기拿, 걸기勾, 치기打, 봉하기封, 닫기閉, 찌르기穿, 찍기 등이 있다.
1. 응조장(鷹爪掌)
어깨를 떨어뜨리고, 팔꿈치를 내리며, 손목부분을 아래로 가라앉힌다. 손등은 뒤를 쳐다보게 하고, 손가락은 나누어 벌린다. 손가락을 안쪽으로 꺾어서 갈고리 모양(勾形)을 이루게 하며, 손아귀 부분(虎口)은 원형을 만들고 손가락 끝에 의념을 둔다. 그 용법은 구(勾), 괘(掛), 로(擄), 타(打) 등이 있다.
2. 삽륵장(揷肋掌)
한 손은 앞에 놓고, 나머지 한 손은 뒤에 놓는다. 팔뚝 부분을 밖으로 비틀어 손바닥이 밖을 향하게 하며, 엄지손가락은 안으로 구부리고 나머지 네 손가락은 나란히 모은다. 의념은 손가락 끝에 두며, 손과 팔은 곧게 하여 직선을 이룬다. 그 용법은 겨드랑이 밑의 옆구리를 찌르는 것으로 혈도를 점한다.(액하혈, 기문혈 등)
3. 백원헌과장(白猿獻果掌)
양 팔꿈치를 안으로 감싸 모으며, 양 손목을 서로 닿게 한다. 양쪽 손바닥은 바깥으로 뒤집으며, 네 손가락은 나란히 모은다. 손아귀(호구)는 원(圓)을 이루어 연꽃의 꽃잎 형태를 취한다. 의념은 손바닥의 뿌리부분(掌根, 손목과 손바닥이 이어진 부분)에 두며, 그 용법은 아래에서 위로 손을 올리며 상대방의 아래턱을 공격하는 것이다.
4. 구대장(勾帶掌)
네 손가락을 나란히 모으며, 엄지손가락은 약간 구부린다. 의념은 중지와 약지, 소지에 둔다. 그 작용은 네 손가락을 곧게 뻗은 상태에서 변화하여 구부리면서 앙(仰), 선(旋), 도(叨), 나(拿) 등의 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5. 우설장(牛舌掌)
우설장은 주권시의 기본 장법 중의 하나이다. 어깨를 떨어뜨리고 팔꿈치를 내리며, 손목을 아래로 가라앉힌다. 손바닥과 손가락을 곧게 하늘로 세우고, 검지와 중지를 나란히 모으며, 약지와 소지를 나란히 모으고, 중지와 약지 사이를 나누어 벌린다. 손아귀는 원을 이루고 손바닥은 주권의 중심을 향하게 한다. 그 작용은 건곤력(乾坤力)과 음양력(陰陽力)을 단련하고, 의(意), 기(氣), 력(力)을 수련하는 것이다.
6. 작장(斫掌)
네 손가락을 나란히 모으고, 손아귀는 동그랗게 하며, 손바닥의 뿌리(掌根)부분은 아래로 떨어뜨린다. 의념은 손바닥의 바깥쪽 가장자리(손날 부분)에 둔다. 그 용법은 상대방의 약한 부위나 급소를 찍어 끊듯이 공격하는 것이다.
7. 와롱장(瓦壟掌)
네 손가락을 나란히 모으고, 손아귀는 동그랗게 하며, 손바닥의 바깥쪽 가장자리는 안쪽으로 약간 꺾는다. 의념은 손바닥의 뿌리(掌根)부분에 두며, 아래로 가라앉힌다. 네 손가락은 나란히 늘어선 기와(瓦)같이 가지런히 한다. 그 용법은 상대의 약점이나 급소를 절(切), 격(擊), 타(打) 등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8. 나선장(螺旋掌)
네 손가락을 나란히 모으고, 엄지손가락은 안으로 구부리며, 약지와 소지는 곧게 뻗은 상태에서 변화시켜 구부린다. 한 팔은 팔꿈치를 안으로 모으고, 다른 한 팔은 굽혀서 팔꿈치를 옆구리 아래에 놓는데, 두 팔은 합쳐 안은 힘(合抱力)을 형성한다. 그 용법은 아래에서 위로 둥글게 회전시키며 격출(擊出)하는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기세로, 상대방의 약한 부위나 급소를 공격한다.
9. 용형장(龍形掌)
다섯 손가락을 나누어 벌리며, 손가락의 끝을 안쪽으로 구부려 용조(龍爪)의 형태를 취한다. 그 작용은 상대의 약한 부위나 급소를 조(抓), 도(叨), 나(拿), 격(擊)하는 것이다.
10. 액장(掖掌)
네 손가락을 나란히 모으고, 엄지손가락은 벌린다. 팔을 안쪽으로 비틀며 회전시키고, 손바닥은 밖을 향하게 한다. 그 작용은 상대의 약한 부위나 급소를 격(擊), 개(盖), 타(打), 절격(截擊) 등을 하는 것이다.
11. 천장(穿掌)
네 손가락을 나란히 모으고, 엄지손가락은 안으로 굽히며, 손바닥과 팔은 일직선을 만들어 평행하게 찌르며 공격한다. 그 작용은 상대방의 약한 부위나 급소를 찔러 공격하는 것이며, 천변만화(千變萬化)의 운용을 할 수 있다.
팔괘장의 투로(套路)
팔괘장의 기본 투로에는 팔대식(八大式, 정세팔장定勢八掌), 노팔장老八掌 혹은 팔모장八母掌, 64장六十四掌, 팔괘암퇴八卦暗腿, 절퇴截腿와 연퇴連腿가 있으며 단련투로에는 용형팔괘장龍形八卦掌, 연환팔괘장連環八卦掌 등이 있다. 대련 투로에서 팔괘장의 사용법을 알 수 있으며 팔괘대자八卦對子, 팔괘장 대련八卦掌對練 등이 있다. 팔괘장 무기로는 자오원앙월子午鴛鴦鉞, 자오원앙예子午鴛鴦鋭, 판관필判官筆 등의 기문병기가 있으며 팔괘도, 팔괘장, 팔괘검 등의 중국무술의 기본적인 도검곤창술도 있다. 독특한 무기로는 대나무 속에 수은을 채워넣은 칠성간七星竿이라는 것이 있다.
단세전장單勢轉掌
단세전장은 한가지 자세로만 주권을 도는 것이다. 손 자세는 8개가 있어 정식팔장定式八掌, 정팔장이라고 한다. 각 유파의 형태는 다양하여 거의 30개 정도의 투로가 있다. 상체 자세에 따라 전장세, 쌍당장, 하침장, 태극장, 후형장, 지천획지장, 쌍포장, 유구장, 사자포구, 대붕전시 등 10개식이 있다.
노팔장老八掌
노팔장은 팔괘장의 8가지 기본 조합이다. 동해천이 창시해서 ‘노老’라는 말이 붙었으며 노팔장은 팔괘장 훈련의 기본이라 ‘팔모장八母掌’이라고 하며, 노팔장은 주권을 돌면서 투로를 같이 진행하여 변세전장變勢轉掌이라고 한다.
팔괘장 유파에서는 노팔장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다음 여섯 가지가 있다:
- 사자장獅子掌, 순세장順勢掌, 배신장背身掌, 평탁장平托掌, 풍륜장風輪掌, 와장卧掌, 반신장返身掌, 포장抱掌 (손록당의 《八卦拳學》)
- 단환장單换掌, 개수장盖手掌, 반배장反背学, 피신장披(劈)身学, 순세장順勢掌, 순보장順步掌,하탑장下塌掌, 평천장平穿掌 (이자명 《董海川八卦掌》)
- 단환장單换掌, 쌍환장雙换掌, 전신장轉身掌, 번신장翻身掌, 삼천장三穿掌, 배신장 背身掌,쌍당장雙撞掌, 당신장撞身掌 (궁보전 전수)
- 단환장單换掌, 쌍환장雙换掌, 순세장順勢掌, 배신장背身掌, 번신장 翻身掌, 마신장磨身掌, 삼천장三穿掌, 회신장回身掌 (손석곤 《八卦拳真傅》)
- 마신장磨身掌, 삼천장三穿掌, 회신장回身掌, 배신장背身掌, 번신장翻身掌, 전신장轉身掌, 요신장摇身掌, 배삽장背插掌 (정문규,유흥한 《遊身八卦連環掌》)
- 사형순식장蛇形順式掌, 용형천수장龍形穿手掌, 회신타호장回身打虎掌, 연번개수장燕飜蓋手掌, 전신반배장轉身反背掌, 요신탐마장擰身探馬掌, 번신배삽장翻身背插掌, 정신반구장停身搬扣掌 (두소당杜召棠 《遊身八卦連環掌》)
64장六十四掌
64장은 팔괘장의 기본 조합 또는 개별 초식이다. 육십사식(64식), 육십사수(64수)라고도 한다. 동해천과 제자들은 투로가 아닌 보통 특정한 상황에서 쓰는 기술들과 원리인 단수 위주로 연습하였고 그 기술들이 64개로 체계화된 것이다. 류덕관이 정리하여 베이징에 전승된 육십사형과 주옥상周玉祥과 그의 제자 고의성高義盛이 추가, 삭제, 정리하여 톈진에 전승된 육십사수, 오준산吳峻山이 추가하여 난징의 중앙국술관에 전승한 육십사장이 있다.
신팔장新八掌
허베이성 창저우인 강용초姜容樵1891~1974)가 창안. 강용초는 어려서 미종권을 배우고 1909년 장점괴에게 팔괘장과 형의권을, 이경림李景林, 이우삼李雨三, 탕사림湯士林 등에게 무술을 배웠다. 무술에 관한 수십 권의 책을 냈다. 그의 말년에 장점괴에게 배운 팔괘장을 기초로 팔괘장의 연습법과 136개의 요결을 만들어 팔괘장단련방법가라고 칭했다. 이 팔괘장은 간단하고 속도도 완만하며 배우기 쉽다는 특징이 있었다. 이 책의 초판은 1963년 인민체육출판사에서 출판된 이래 1983년에 다섯 번째로 인쇄되어 거의 백만 부 가까이 인쇄되었다. 홍콩 태평서국太平書局에서 에서도 《팔괘장연습법八卦掌練習法》이라는 제목으로 같은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이 널리 퍼지자 노팔장과 대비하여 신팔장新八掌이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팔괘장의 보형(步型)
1. 정팔보(丁八步)
앞발은 곧게 하고, 뒷발은 약간 횡(橫)으로 놓는다. 발가락으로 땅을 움켜쥐듯이 하여 발바닥을 비운다(空). 뒤꿈치는 마치 땅에 뿌리를 내린 듯이 충실히 가라앉힌다. 앞발에 3할, 뒷발에 7할 정도로 무게중심을 나눈다.
2. 마보(馬步)
양다리의 무릎을 굽혀 자세를 많이 낮추어 앉으며, 어깨보다 조금 넓게 양발을 나누어 벌린다. 말뚝이 서 있는 모양처럼 자세를 잡고, 허리를 이완시키며 골반을 아래로 떨어뜨린다.
3. 도삽보(倒挿步)
앞발을 횡(橫)으로 놓고, 뒷발을 앞발 뒤로 끼워 넣으며 교차된 정팔보(丁八步)의 자세를 취한다. 양다리는 무릎이 서로 교차하여 포개는 모양을 이룬다.
오른 다리를 횡(橫)으로 놓고, 왼 다리와 무릎을 바깥방향으로 벌리며 왼발을 횡으로 놓는다. 양 발끝은 서로 반대 방향을 바라보게 되어 “工”자의 모양을 이룬다. 발가락은 땅을 움켜쥐듯이 하고, 발바닥은 비우며(空), 뒤꿈치는 충실히 가라앉힌다.
5. 우구보(右扣步)
오른발을 왼발 앞에서 꺾어 “丁”자 모양을 만든다. 역시 발가락은 땅을 움켜쥐듯이 하고, 발바닥은 비우며(空), 뒤꿈치는 충실히 가라앉힌다.
6. 정허보(丁虛步)
앞발은 발끝만을 땅에 붙이고 뒤꿈치는 들어올리며, 뒷발은 횡(橫)으로 놓는다. 어깨를 가라앉히고 골반을 내리며, 뒷발에는 체중을 실어 충실히 가라앉히고 안정된 자세를 만든다.
팔괘장의 심층 분석: 정지와 움직임, 변화의 철학
팔괘장의 기본 기술은 무술의 일반적인 원칙을 따르면서도 독특한 규칙과 특징을 강조한다. 주요 개념으로는 초녕근정(梢擰根定), 삼공삼평(三空三平), 일의오경(一意五勁), 파구성원(擺扣成圓), 곤찬쟁과(滚鑽争裹), 축절전선(逐節轉旋), 이동위본(以動爲本), 이변위법(以變爲法), 기정상생(奇正相生) 등이 있다.
초녕근정(梢擰根定)과 삼공삼평(三空三平): 정적인 균형의 미학
초녕근정과 삼공삼평은 팔괘장의 정지 자세에 대한 기법이다. 초녕근정은 양발을 뿌리로 삼아 신체를 지지하고, 머리와 양손을 말단으로 삼아 힘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몸 전체가 마치 끈이 꼬인 듯한 형태를 이루어야 함을 의미한다. 팔, 몸통, 다리 모두 비틀어야 하며, 각 부위의 뿌리(어깨, 엉덩이)를 중심으로 안팎으로 비트는 힘이 발생해야 한다. 이때 팔은 어깨가 뿌리, 손이 말단, 몸통은 엉덩이가 뿌리, 머리가 말단, 다리는 고관절이 뿌리, 발이 말단이 된다.
삼평은 이러한 세 뿌리(어깨, 고관절, 발)의 위치가 수평을 이루어야 함을 강조한다. 어깨는 수평을 유지해야 하며 뒤틀리거나 구부러져서는 안 된다. 고관절 역시 수평을 유지해야 하며 발과 함께 엉덩이가 기울어져서도 안 된다. 두 발은 모두 바닥에 평평하게 닿아 있어야 하며, 발은 머리와 함께 뒤틀리지 않고 제 위치를 지켜야 하며, 발가락으로 땅을 움켜쥐어야 한다.
삼공은 몸이 밧줄처럼 꼬인 상태에서 팔다리의 모든 부분이 비틀리면서 촘촘해진 후, 세 부위의 긴장을 풀어야 함을 의미한다. 몸을 비틀면 어깨가 아래쪽으로 이완되고 안쪽으로 닫히면서 발바닥 중앙이 빈 것처럼 긴장이 이완된다. 팔을 비틀면 협응력이 어깨, 팔꿈치, 손목을 거쳐 손끝까지 전달되며, 손가락 끝이 안쪽으로 모아져 손바닥 중앙이 빈 것처럼 보인다. 다리를 비틀면 협응력이 엉덩이, 무릎, 발목을 지나 발가락까지 전달되며, 발가락으로 땅을 움켜쥐면 발바닥 중앙이 뜨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각각 흉공(胸空), 수심공(手心空), 족심공(足心空)이라 한다. 즉, 삼공은 말단은 꼬였지만 뿌리는 힘 있게 고정되어 세 부위가 수평을 이루고 조화롭게 텅 빈 형태를 이루는 것이다. 이것이 팔괘장 정지 자세의 핵심이다.
일의오경(一意五勁): 움직임 속의 다섯 가지 힘
일의오경은 팔괘장의 기본 보법인 파구보로 원을 그리는 보법의 기본 기술이다. 팔괘장의 기본은 당니보와 파구보이다. 당니보의 핵심은 한 번의 움직임으로 다섯 가지 힘을 느끼는 것이다. ‘일의(一意)’는 진흙탕 위를 걸을 때의 마음가짐과 같다. 발바닥에 진흙이 묻어 끈적거리는 느낌, 뒤꿈치, 앞꿈치, 좌우에 진흙이 달라붙은 느낌, 발등에 진흙탕 물이 튄 느낌 등을 상상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상을 통해 발바닥의 감각을 예민하게 하고 땅을 안정적으로 밟도록 하며, 진흙과 물이 튀어 옷을 더럽힐까 봐 조심하는 것처럼 발을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유도한다. ‘오경(五勁)’은 다리를 들고, 차고, 비비고, 더듬고, 밟는 동작으로, 보법의 시작부터 끝까지 연속적으로 사용된다. 발을 움직일 때는 발바닥이 아닌 고관절을 움직여야 발바닥이 지면과 평행하게 빠르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후 발목을 움직여 앞으로 차는 듯하게 발을 내딛고, 비비고 더듬는 듯한 동작을 거쳐 마지막으로 발 전체를 땅에 평평하게 닿게 한다. 발바닥이 수평으로 움직이면 발놀림이 빨라진다.
파구성원(擺扣成圓): 원 운동의 형성
파구성원은 주권을 돌 때 원을 그리며 도는 동작을 의미한다. 왼발과 오른발을 꺾는 스텝은 각각 왼쪽과 오른쪽으로 원을 만든다. 원의 크기는 보폭에 따라 달라지며, 보폭이 클수록 원은 작아지고, 작을수록 원은 커진다. 일반적으로 8걸음으로 만드는 원을 중간 크기의 원으로 간주하며, 작은 원은 8걸음 미만, 큰 원은 8걸음 이상으로 구분한다. 팔괘장은 이동 방향을 바꿀 때 두 발을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기정상생(奇正相生): 변화하는 중심과 주변
팔괘장의 핵심 전술은 기정상생이다. 일반적인 대결 상황에서는 서로 중심에 서서 마주보고 싸우지만, 팔괘장은 전술적으로 기정상생을 활용한다. 이는 실제로 옆으로 빠져서 공격하는 ‘피정타사(避正打斜)’ 전술의 일부이기도 하다.
기정상생은 내가 중심이 아닌 손님의 입장에서 중심을 공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내가 중심이 아닌 주변에 위치하며, 이 ‘중심과 주변’의 위치는 끊임없이 바뀐다. 주변에서 공격하는 것은 마치 도둑이 몰래 물건을 훔치려는 행위와 유사하다. 따라서 뒤로 돌아가거나 빙빙 돌면서 기정상생을 통해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다.
팔괘장의 원래 이름인 ‘전장(轉掌)’은 원주상을 도는 수련법인 주권을 묘사한 것이다. 주권의 창시자는 팔괘장의 창시자인 동해천이며, 주권과 원주상에서의 기정상생은 팔괘장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수련법이자 전술이다.
팔괘장은 후대에 붙여진 이름으로, 팔괘는 각각 상징하는 방위를 가지고 있으며, 팔괘장의 핵심은 중심의 이동, 즉 서 있는 위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대결 상황에서 중심에 서 있을 수도 있지만 상대의 주변에 위치할 수도 있으며, 이때는 상대가 중심이 된다. 이처럼 중심과 주변의 위치가 끊임없이 바뀌는 것이 기정상생의 기본 전술이다. 위치는 앞, 옆, 뒤 등 대결 상황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의미하며, 이는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러한 변화를 주역의 변화와 팔괘의 방위에 빗대어 설명하는 것이다.
곤찬쟁과(滚鑽争裹)와 축절전선(逐節轉旋): 회전과 변화의 조화
곤찬쟁과는 팔괘장의 기본 신법이다. 팔괘장은 곤찬쟁과를 통해 네 가지 힘을 몸에서 통합해야 하며, 신체가 회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상대의 공격을 막고 흘리는 것이 ‘돌리는 동작(滚勁)’이며, 찌르는 공격이 ‘찬경(缵勁)’이다. 돌리는 동작에는 바깥으로 돌리는 ‘쟁경(争勁)’과 안쪽으로 감싸듯이 돌리는 ‘리경(裹勁)’이 포함된다.
곤찬쟁과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팔괘장의 기본 교리를 담고 있는 중요한 개념이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유동하는 상황 속에서 상대의 공격을 흘리고, 틈을 노려 공격하며,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는 팔괘장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곤찬쟁과의 움직임은 순서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신체의 모든 관절이 관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손바닥이 주동이 되면 손바닥, 팔꿈치, 어깨 순으로 회전하며 힘을 전달하고, 허리, 엉덩이, 무릎, 발목이 차례로 회전한다. 반대로 허리를 축으로 회전하는 힘을 위쪽으로 전달할 때는 척추, 어깨, 손목, 마지막으로 손과 손가락이 회전한다. 아래로는 엉덩이, 고관절, 무릎, 발목 순으로 회전이 이어진다.
곤찬쟁과란?
滾(굴 곤): 구르다, 굴리다
鑽(뚫을 찬): 뚫다, 파고들다
爭(다툴 쟁): 다투다, 겨루다
裹(싸맬 과): 싸다, 감싸다
즉, 곤찬쟁과는 상대와의 끊임없는 움직임과 공방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는 팔괘장의 핵심적인 기술을 나타내는 말이다. 곤찬쟁과의 의미를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滾: 상대의 공격을 부드럽게 흘려 보내거나 몸을 굴려 피하는 것을 의미한다.
– 패링, 막기, 절검
鑽: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어 공격하거나, 상대의 방어를 뚫고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 천장, 지르기, 스트레이트
爭: 상대와 끊임없이 힘을 겨루고, 우위를 점하려고 하는 것을 의미한다.
– 팔 돌리기, 팔싸움, 교검
裹: 상대를 얽어매거나, 움직임을 제한하여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 상대방을 봉폐, 곤찬과 연계하여 끊임없는 팔싸움
팔괘장에서 곤찬쟁과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팔괘장의 기본교리를 담고 있는 중요한 개념이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유동하는 상황 속에서 상대의 공격을 흘리고, 틈을 노려 공격하며,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는 팔괘장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런 곤찬쟁과의 움직임은 순서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신체의 모든 관절이 관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손바닥이 주동이 되면 손바닥이 먼저 회전하고 팔꿈치 관절을 회전하고 어깨가 회전하며 힘을 전달해야 하고 허리를 회전하고, 엉덩이가 회전하고 무릎과 발목이 차례로 돌아가야 한다. 반대 방식으로는 허리를 축으로 사용하여 회전하는 힘을 위쪽으로 전달한다면 척추, 어깨, 손목, 마지막으로 손과 손가락을 회전시키는 것이다. 아래로는 엉덩이 회전, 고관절 회전, 무릎 회전, 발목 회전 등 하향식으로 이루어진다.
팔괘장: 움직임과 변화의 철학, 그리고 공격의 기술
팔괘장의 핵심은 움직임과 변화에 있다. 팔괘장 수련의 근간은 원을 그리며 걷는 ‘주권(走圈)’이다. 몸통은 발의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고, 발은 몸통의 움직임을 따른다. 몸통은 발의 움직임을 따라 변화하며 종횡으로 교차한다. 원을 그리며 걷는 것은 상대적인 ‘정(靜, 고요함)’이며, 원을 그리며 걷다가 변화하는 것은 ‘동(動,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정과 동은 끊임없이 순환하며 변화는 멈추지 않는다. 즉, 움직임을 근본으로 삼고 변화를 법칙으로 삼는 것이 팔괘장의 핵심 원리이다.
실전 격투 상황에서 ‘이동제정(以動制靜)’의 기술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대가 움직이지 않으면 내가 먼저 움직이고, 상대가 움직이면 그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이 핵심이다. 상대의 주변을 끊임없이 돌며 정면을 피하고 측면을 노려 허점을 찾고 기회를 포착한다. 일단 기회를 잡으면 ‘빠른 움직임’으로 상대의 ‘느린 움직임’을 공략하여 주도권을 확보한다. 이러한 전략은 팔괘장이 단순히 무술 기술의 집합이 아닌, 상황 대처 능력과 전략적 사고를 중시하는 체계임을 보여준다.
팔괘장의 공격법은 다양하며, 찌르기(穿), 넣기(插), 내려치기(劈), 올려치기(撩), 옆으로 치기(橫), 똑바로 때리기(撞), 비틀기(扣), 뒤집기(翻), 받쳐 들기(托) 등이 있다. 이러한 공격법들은 ‘단조수(單操手)’라는 개별적인 연습을 통해 숙달되며, 대표적인 단조수 연습법으로는 단조팔식(單操八式)이 있다. 일부 유파에서는 이를 확장하여 24식 단조장을 투로처럼 구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공격법 중에서도 천장(穿掌), 당장(撞掌), 벽장(劈掌)은 가장 기본적인 공격법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공격 기술들은 팔괘장의 기본 원리인 움직임과 변화를 바탕으로 구현된다. 끊임없이 움직이며 상대의 허점을 노리고, 다양한 공격 기술을 유연하게 활용하여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팔괘장의 핵심 전략이다. 이는 팔괘장이 단순한 무기술을 넘어, 고도의 전략과 전술, 그리고 신체 운용 능력을 요구하는 복합적인 체계임을 보여준다. 특히, 주권을 통해 단련된 유연한 움직임과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은 팔괘장을 다른 무술과 차별화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팔괘장은 단순히 힘과 속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과 변화를 통해 상대를 제어하고 승리를 쟁취하는 지혜를 담고 있는 무술이라고 할 수 있다.
천장은 단순히 찌르는 용도가 아니라 팔괘장 공방의 기본이다. 약한 손가락끝으로 어디를 찌르고 타격을 주겠는가? 맨손 무술과 글러브 무술의 차이때문에 천장은 팔괘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당장, 손바닥 공격은 몸통이 아니라 얼굴, 턱 등 모든 부위를 공격할 수 있다. 주먹보다 손바닥으로 턱을 공격하는 것이 더 파괴력이 세다.
손날치기인 벽장은 몸통, 경추 뿐 아니라 상대의 다리, 팔, 손목을 공격할 수 있다.
1. 進步挑打(진보도타)
– 상대의 팔을 위로 올려 중심을 잃게 한다.아이키도1교와 유사한 기술이다.
2. 進步摟打(진보루타)
– 하복부나 급소를 공격한다.
3. 風輪劈掌(풍륜벽장)
– 손날로 내려친다.
4. 翻手掖掌(번수액장)
– 액장은 상대의 고관절을 누르거나 때리는 것이다.
5. 進步團撞(진보단당)
– 양손을 합쳐 상대의 몸통이나 턱을 가격한다. 위의 백원헌과장의 용법 참조.
6. 捋手挑打(랄수도타)
– 팔을 잡아당긴 후 가슴을 가격한다.
7. 捋手插肋(랄수삽륵)
– 주먹으로 상대의 몸통을 때린다.
8. 陰陽撲面(음양박면)
– 상대의 얼굴을 잡고 돌리거나 당긴다.
팔괘장 수련시의 기본 요령
팔괘장의 특징은 첫째, 움직이고(一走), 둘째, 보고(二視)、셋째, 내려앉고(三坐), 넷째, 좌우자세를 바꾸는(四翻) 것이다. 팔괘장은 곤찬쟁과(滾鑽爭裹)하며, 동정(動靜)이 바뀌고 강유상제(剛柔相濟)하고 기정상생(奇正相生)한다. (* 곤찬쟁과는 상대의 공격을 돌리고 흘리며, 찌르듯이 공격하는 방식이 계속 되풀이 된다는 뜻이다.)
팔괘장은 몸놀림이 영활하고 빠르고, 변화가 막심하고 상대와 맞붙을 때 몸의 오르내림이 심하고 민첩하고 변화가 많다. 권언은 그것을 “용이 헤엄치는 것처럼, 원숭이가 지켜보는 것처럼, 호랑이처럼 앉고 매처럼 몸을 돌린다”고 말한다. 그 기본기는 주권의 걸음걸이에 기초를 두고 있다. 머리와 척추를 세우고, 어깨와 팔꿈치는 이완하고 가슴을 펴고 고관절을 수축하고 엉덩이를 빼지 않는다. 팔괘장 수련의 가장 기본 요령을 정리한 문서는 36가결과 실전48가결이 있다.
팔괘장은 정가자(定架子), 활가자(活架子), 변가자(變架子)의 세가지 연습법이 있다. 정가자는 기초공부로, 한 수 한 수 규정에 따라 정확하게 하는 것이다. 팔괘장 입문자를 위한 입문구요(入門九要)가 있다. 정가자는 입문구요의 원칙대로 훈련하는 것이다. 입문구요는 다음과 같다.
입문구요(入門九要)
1. 허리는 세우고(塌腰)
2. 가슴은 내밀지 않고(含胸)
3. 꼬리뼈를 살짝 감아 항문을 들어 올리고(尾閭上提、穀道內提)
4. 머리와 혀, 손을 똑바로 위를 보게 하고(頭上頂、舌上頂、手前頂)
5. 어깨는 뒤로 젖히지 않고(裹臂)
6. 어깨를 내려 이완하고(松肩、沉氣)
7. 팔꿈치는 아래로 내리고(垂肘)
8. 고관절과 어깨 관절을 안쪽으로 조여 몸통을 지지하고(胯根、肩窩內縮)
9. 팔은 아래 위로 움직인다(起鑽落翻,臂內外旋).
활가자는 주로 연습 동작이 조화되어 기본 요령이 걸음걸이 변환에서 능숙하게 운용되도록 한다. 변가자는 내외가 통일되고 의(意)가 몸을 이끌고 자유자재로 변화하며, 마음대로 바꾸고, 권법의 투로에서 벗어나 순서에 억매이지 않고 움직일 때는 새의 깃털처럼, 변할 때는 섬전처럼 머무를 때는 반석처럼 하는 것이다.
팔괘장의 팔요(八要)
1.삼형삼세(三形三勢):
삼형은 ‘걸을 때는 용처럼, 돌때는 원숭이처럼, 전환할 때는 매처럼 한다.’이다. 삼세는 ‘걸을 때는 당니보로, 팔을 비틀어진 끈처럼, 돌 때는 연자방아를 돌리 듯한다.’이다.
2.삼공삼합(三空三合)
삼공은 ‘손(手心)의 중앙부를 비우고, 발의 중앙부를 비우고, 가슴을 비운다.’이다. 삼합은 ‘의(意)와 기를 합하고, 기와 힘을 합하고 힘과 의를 합한다.’이다
3.삼원삼정(三圓三頂):
심원은 ‘등을 둥글게, 견갑골을 둥글게, 손의 호구를 둥글게.’이다. 삼정은 ‘혀를 입천정에, 머리를 하늘로, 손도 똑바로 세운다.’이다.
4.삼리삼민(三裹三敏)
삼리는 ‘기를 감싸고, 어깨를 감싸고, 양 팔꿈치를 서로 감싼다.’이다. 삼민은 ‘마음이 예민하고, 눈이 예민하고 손바닥이 예민해야 한다.’이다.
팔괘장의 구론(九論)
1. 몸통(論身): 몸을 똑바로 세워야 하고 허리가 축이 되고 고관절이 선봉이 되어야 한다.
2. 어깨(論肩): 어깨를 이완한다.
3. 팔(論臂): 양 팔을 둥글게 하여 활 모양이 되게 한다.
4. 손가락(論指): 손가락을 편다.
5. 팔꿈치(論手肘): 앞 손 팔꿈치는 앞으로 밀고, 뒷 손의 팔꿈치는 아래도 늘어뜨린다.
6. 고관절(論股): 앞 고관절은 앞 방향으로, 뒷 고관절은 앉듯이
7. 발(論足): 발은 당니보로. 발 전체가 똑바로 올라가 똑바로 내려온다.
8. 항문(論穀道): 꼬리뼈를 살짝 말아 항문을 말아올린다.
9. 다리(論腿): 앞 다리는 고관절을 이끌고, 뒷다리와 무릎은 복사뼈를 이끈다.